[심은지의 글로벌 컴퍼니] LNG업체로 변신 중인 佛 석유회사 토탈

입력 2019-05-13 13:19   수정 2019-05-13 13:22

아프리카 가스전 88억달러에 매입
1위 LNG업체 셸 바짝 추격



세계 에너지 업계가 프랑스 거대 석유회사 토탈(Total SA)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토탈이 미국 정유업체 아나다코의 아프리카 천연가스 사업 부문을 88억달러(약 10조4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토탈이 이번 딜을 완료하면 약 20%를 점유하고 있는 로열더치셸을 바짝 따라잡게 된다.

아나다코의 아프리카 자회사는 알제리, 가나,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석유 매장량 12억배럴 규모 사업권을 갖고 있다. 매장량의 70% 이상이 천연가스다.

토탈은 전체 포트폴리오 중 천연가스 부문을 현재 50%에서 2035년까지 6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거래로 토탈은 원유보다 천연가스를 더 많이 생산해 청정기업이 되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졌다”고 평했다. 패트릭 푸얀느 토탈 회장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가스 콘퍼런스에서 “천연가스는 토탈의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토탈은 2017년 프랑스의 에너지기업 엔지(Engie SA)의 LNG 사업 부문을 매입했다.

토탈뿐 아니라 거대 석유회사들도 천연가스 부문의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구매자들이 청정 연료를 택하면서 오는 2022년까지 세계 천연가스 수요가 연평균 1.6%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과 환경론자들은 2015년 맺은 파리기후협약을 지키라고 석유사들에 압력을 주고 있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 사업은 원유 생산보다 더 낮은 수익을 나타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에 따르면 LNG 프로젝트 수익률은 13% 수준으로 △심해 프로젝트 수익률 (평균 20%) △셰일오일 등 기존 석유 개발(평균 51%)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이번에 인수한 사업 지역 중엔 지난 2월 반군들이 LNG수송대를 공격했던 모잠비크가 있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셰일오일 쟁탈전’과도 관련이 있다. 아나다코는 최근 미국 에너지 대기업 쉐브론과 옥시덴탈의 인수 쟁탈전 끝에 옥시덴탈의 손에 들어갔다. 거래 규모만 550억달러에 이른다. 옥시덴탈은 아나다코의 자산 중 셰일오일과 관계 없는 자산들(총 150억달러어치)은 모두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매각하지 못하면 부채 부담이 커지는 구조였던 만큼 이번 거래는 옥시덴탈 주주들에 호재라는 평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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