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 용지 잇단 유찰…"미분양 사태 우려"

입력 2019-05-13 17:30  

3기 신도시 발표 '후폭풍'

지난달 78곳 중 절반이상 안팔려
파주·화성·김포 등 매각 '비상'



[ 이유정 기자 ]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아파트 30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2기 신도시 용지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3기 신도시가 지정되자 2기 신도시 선호도가 크게 낮아지고 있어서다. 3기 신도시발(發) 공급 폭탄으로 대규모 용지 미분양이 가속화하면 가뜩이나 안 좋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재무구조도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기 신도시 용지 미분양 속출

13일 LH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수도권에 공급한 용지 78필지 가운데 절반 이상인 59개가 유찰됐다. 유찰된 토지 대부분은 경기 화성, 김포, 고양 등 2기 신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입찰 공고한 화성동탄2 상가용지(근린상업용지 및 근린생활시설용지)는 총 7개 필지(7666㎡) 중 6개가 유찰됐다. 낙찰된 땅도 단독입찰이었다. 낙찰가도 입찰 예정금액(51억원) 수준에 그쳤다. LH는 유찰된 필지를 재입찰할 예정이지만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아 수의계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화성 향남읍 행정리에 있는 1만4939㎡ 규모의 도시지원시설용지도 이날부터 수의계약에 들어갔다. 앞서 진행한 두 차례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내 자족시설용지 5개 필지(13만465㎡)도 모두 유찰돼 공개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작년까지 없어서 못 팔던 아파트 용지도 미분양되기 시작했다. LH가 올해 수도권에 공급한 8개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김포 마송과 안성 아양 등 두 곳이 유찰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만 하더라도 LH가 공급하는 택지의 희소가치가 커 공공택지 입찰 경쟁률이 높았다”며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나쁜데 잇단 신도시 발표 이후 미분양 우려가 더 커져 2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수요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3기 신도시 추가 발표가 매수세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 일대에 총 5만8000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를 추가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3기 신도시는 2기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치가 좋고 대중교통망도 입주와 함께 갖춰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수요자들이 2기 신도시 청약을 기피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건설사들이 2기 신도시 용지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용지 미매각 사태 우려

문제는 LH가 팔아야 할 2기 신도시 용지가 쌓여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개발이 완료된 곳은 김포한강 한 곳뿐이다. 예정 시기를 2025년으로 잡은 양주를 포함해 위례 동탄 운정 고덕 검단 등 대부분이 2020년 이후에나 개발이 완료된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LH가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안 팔린 토지는 1997만㎡에 달한다. 경기도와 인천시의 미매각 토지는 총 680만㎡로 위례신도시(677만㎡) 면적보다 크다. 미매각 토지는 2기 신도시 대상 지역인 파주(103만㎡) 김포(55만㎡) 고양(47만㎡) 평택(81만㎡) 화성(70만㎡) 등에 몰려 있다.

당장 올해부터 용지 미매각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LH가 이달부터 연내 전국에 공급하는 토지는 3222필지(640만5000㎡)에 달한다. 수도권에만 1330필지(333만㎡)를 공급한다. 이 중 상당수가 수도권 2기 신도시에 몰려 있다.

하남감일 공동주택용지 2만2000㎡를 포함해 인천검단 일반상업용지 2만4000㎡, 파주운정3 상업업무용지(일반상업·근린상업) 2만2000㎡, 양주회천 공동주택용지 5만8000㎡ 등 이번달 시장에 나오는 물량만 58만1000㎡ 규모다. 대규모 미분양이 이어지면 LH의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부채총액은 128조693억원에 달한다. LH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조성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2기 신도시 미분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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