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왕좌' 노리는 디즈니…'넷플릭스 대항마' 훌루 경영권 장악

입력 2019-05-15 17:38  

지난달 타임워너 지분 이어
컴캐스트 지분까지 100% 인수



[ 심은지 기자 ] 월트 디즈니가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업체 훌루 지분을 추가 확보해 100%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됐다. 픽사, 마블스튜디오, 21세기폭스, 루카스필름 등을 잇달아 인수해 ‘콘텐츠 공룡’으로 불리는 디즈니가 이번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디즈니가 케이블 통신업체 컴캐스트로부터 훌루 지분 33%를 최소 275억달러(약 32조6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분 매입 시점은 5년 후이지만 이사 선임 등 주주권을 곧바로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디즈니는 훌루 지분 100%를 보유한다.

훌루는 디즈니와 21세기폭스, 컴캐스트, 타임워너 등 전통 미디어 업체들이 2006년 공동 설립했다. 내로라하는 미디어 그룹들이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대항마를 키우기 위해 뭉쳤다. 하지만 각 회사들의 엇갈린 전략과 목표 탓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훌루는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말 기준 2800만 명의 가입자를 뒀다. 훌루 측은 지난달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올해는 15억달러의 운영 손실을 보겠지만 2023년이나 2024년께부터 수익을 낼 것”이라고 했다.

디즈니는 훌루의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 설립자들의 지분을 차례로 인수했다. 지난 3월 21세기폭스를 7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기존 폭스가 보유한 훌루 지분까지 함께 손에 넣었다. 지난달에는 타임워너가 보유한 훌루 지분 9.5%도 사들였다. 이번에 컴캐스트로부터 남은 지분까지 넘겨받으면서 훌루 경영권을 독차지하게 됐다.

훌루 경영권 장악은 넷플릭스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50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전통 케이블TV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애플, 아마존, 디즈니 등 정보기술(IT) 및 미디어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디즈니는 양질의 콘텐츠 공급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픽사애니메이션, 마블스튜디오, 루카스필름 등의 인기 작품을 독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도 올 11월 시작할 계획이다. WSJ는 “디즈니플러스에서는 가족과 아이들을 겨냥하고, 훌루는 주로 TV쇼 등 성인 서비스에 특화한다는 게 디즈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와의 전면전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디즈니플러스 이용료는 월 6.99달러(약 8000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월 이용료(8.99~15.99달러)에 비해 최대 절반 수준이다. 미디어업계에서는 디즈니가 훌루의 서비스 이용료도 조만간 개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훌루는 인기 있는 TV 시리즈와 영화, 라이브 TV쇼 등의 풍부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며 “훌루와 디즈니 브랜드가 결합해 소비자들이 눈을 뗄 수 없는 콘텐츠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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