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완의 이슈프리즘] 대한민국 경제 '희망 찾기'

입력 2019-05-21 17:48  

박성완 편집국 부국장


[ 박성완 기자 ] 요즘 밝은 뉴스가 없다. 경제 쪽은 특히 그렇다. 쏟아지는 지표는 전부, 아니 대부분 암울하다. 4월 실업률 4.4%. 19년 만의 최악이다. 지방직 공무원시험이 4월로 미뤄져 응시생들이 실업자로 잡힌 탓이라는데, ‘공시족’이 41만 명에 달해 실업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웃픈’ 현실이다. 취업준비생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 사람까지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25%에 달한다.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

지난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급감했다. 반도체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60% 이상 줄어든 탓이다. 두 기업을 빼고도 16% 줄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지난달 말 발표된 1분기 0.3% 마이너스 성장(전기 대비)이다.

나라 밖도 아슬아슬하다. 미·중 무역전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중국 화웨이에 이어 드론업체 DJI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타깃이 됐다. 미래사회 근간인 디지털 첨단기술을 핵심으로 한 패권다툼이라 어느 쪽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싸움이 길어질수록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힘들어진다. 대부분 물량을 중국 기업에 납품하거나,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중소기업엔 직격탄이다. 당장 휴대폰 등 일부 품목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두 경제대국이 무역장벽을 쌓다 보면 세계 경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희망’은 없는 걸까.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보다 선방했다.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3.4%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통신장비(283%)와 정보기술(IT) 부품주(65%)의 이익이 급증했다. 케이엠더블유, 파트론 등이 대표적이다. 5세대(5G) 통신 관련 대기업의 선제적 투자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등 휴대폰 신제품 출시 영향이란 분석이다. 면세점 등 유통(48%)과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속한 오락·문화(42%) 업종의 영업이익도 많이 늘었다. 대기업 투자의 낙수 효과가 뚜렷했고, 새로운 서비스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

경남 창원 등 찬바람 부는 지방 산업단지에서도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기업들은 수출 실적이 양호하다고 한다. 미래차 부품 원천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독일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지은 중견기업이 있는가 하면, 한발 앞서 스마트팩토리로 변신한 중소기업도 있다. 바이오 중심의 오송처럼 새로 뜨는 산업단지도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또한 꿈틀대고 있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숫자를 보면 ‘서머랠리’가 기대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낙수 효과는 여전하다

기업들의 자생력은 살아 있다. 현장에선 살아남기 위한, 미래 기회를 잡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나아가도록 걸림돌을 치워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코스닥 상장사 실적에서 보듯 낙수 효과도 여전하다. 대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연관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수혜를 입는다. 양질의 일자리도 증가한다. 나라 곳간 헐어 월 50만원도 안 되는 단기 일자리를 만들면서 억지로 고용 숫자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를 3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셀트리온 등 각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 셀트리온은 4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경제의 다이나미즘(dynamism)은 기업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이다.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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