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 기자 ]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사진)은 “파괴적인 금융 혁신을 일으키려면 금융회사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23일 말했다.원 사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에서 ‘오픈 협업(컬래버레이션)을 통한 금융 혁신의 중요성과 방안’을 주제로 이같이 강연했다. 원 사장은 “핀테크 업체가 갖고 있는 유연한 운영체계와 기술력이 기존 금융사의 역량과 합쳐지면 그 시너지와 파급력이 다를 것”이라며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협업 방안으로는 ‘화이트 라벨링(white labeling)’ 등을 제시했다. 화이트 라벨링은 상품을 만든 회사는 따로 있지만 유통과 판매를 맡은 회사가 이 제품을 생산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일컫는다. 주로 제조업에서 쓰는 개념이다. 원 사장은 “화이트 라벨링 방식으로 핀테크 업체의 서비스 또는 기술을 금융사 채널에 연결해 구현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며 “핀테크 업체는 판매 저변을 확대하고, 금융사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간편이체 서비스 ‘젤(Zelle)’을 꼽았다. 젤은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뱅크 등 250여 개 은행과 제휴해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기반으로 한 간편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가 각각 디레몬, 볼로코 등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협업한 것도 화이트 라벨링 차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들 스타트업과 협업해 삼성생명은 보험 포트폴리오를 자동 추천해주는 ‘레몬브릿지’를, 삼성카드는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비스를 출시했다. 원 사장은 “협업 과정에서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병행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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