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굴욕'…사상 처음 기금운용평가 '보통'

입력 2019-05-29 17:35  

기재부 "독립성 떨어져"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
의사결정 전문성도 부족



[ 이태훈 기자 ] 국민의 노후자금 64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기금이 정부의 자산운용평가에서 ‘보통’으로 떨어졌다. 국민연금이 보통으로 평가받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난 데다 의사결정체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기금평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국민연금기금이 2018회계연도 기금 자산운용평가에서 받은 보통 등급은 전년의 ‘양호’보다 한 단계 낮다. 평가등급은 탁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아주 미흡 등 6단계로 구분된다.

국민연금은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등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 평가를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공무원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국내 기금과 비교한 과거에도 보통 등급을 받은 적은 없었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 의사결정체계에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고 전문인력 관리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대표성을 강조해 가입자단체 및 기관에서 추천한 민간위원들을 운용위원으로 선정하다 보니 자산운용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본사가 전북 전주로 이전한 뒤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장기간 채우지 못한 데다 핵심 운용인력이 대거 이탈한 점도 전문인력 관리 측면의 문제점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은 -0.92%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 자산 운용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향후 기금 규모 변동을 고려해 장기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성도 나빠졌고 비계량 지표도 일부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에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을 기록하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인데 이에 걸맞은 자산 운용시스템이 구축돼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 외 39개 기금 가운데서는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이 1등급에 해당하는 ‘탁월’을 받았다.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과 농지관리기금, 문화재보호기금,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은 보통 등급에 그쳤다. 미흡이나 아주 미흡 등급을 받은 기금은 없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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