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 몰리는 당진…항만·철도 연계로 환황해 물류중심지 부상

입력 2019-05-31 17:39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서해안 거점 경제도시'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 타고 비상
활력 되찾는 당진항·산업단지



[ 강태우 기자 ]
충남 당진시는 예로부터 국제 무역이 활발한 해상 무역의 중심지였다. 백제시대에는 일본으로 문화를 알렸고, 통일신라 때는 대중국 무역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에는 조운선이 드나들던 조세창(漕稅倉)의 집합지였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저서 《택리지》에서 ‘서쪽과 북쪽 바다를 끼고 있으며 동쪽에는 큰 들판이 있는 내포지역이 충청도에서 가장 좋다’고 했다. 내포의 중심이 당진시 합덕읍이다.

당진시는 2000년 서해대교 개통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발전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수도권과 인접하고 교통망과 물류시설이 잘 갖춰져 중부권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발돋움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넓은 평야와 바다를 배경으로 농업과 해양산업이 발달했다”며 “항만을 비롯한 풍부한 교통망과 산업 인프라를 갖춰 환황해 물류 거점도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대교 개통 이후 물류 중심지 도약

당진시는 2000년 11월 충청남도와 경기도를 연결하는 서해대교 개통으로 물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기회를 맞았다. 2010년에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당진공장을 준공하면서 산업은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빠르게 변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678개에 불과하던 제조업체 수는 2016년 1170개로 10년간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0년 1조8000억원에서 2016년 12조6000억원으로 일곱 배로 늘었다. 당진항 물동량은 2007년 826만2893t에서 2017년 5089만3987t으로 10년간 약 여섯 배로 껑충 뛰었다. 제조업 발달은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2000년 서해대교가 개통되던 당시 12만2818명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늘어나 올해 17만3360명(4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2012년 군에서 시로 승격됐다.

당진시는 수도권과 맞닿아 있고 한국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가깝다. 당진항과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대전고속도로, 산업단지 등 기업하기 좋은 물류망을 갖췄다. 전력과 공업용수 등 산업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서해선 복선전철·석문산단 철도 추진

당진항은 34선석 규모를 갖추고 있다. 평택·당진항의 전체 물동량 증가(2007년 4809만2932t→2017년 1억1216만3669t)의 대부분을 당진항이 견인했다. 시는 △부곡지구 항만배후단지 △고대·송악지구 잡화부두 △석문지구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 모래부두 △소형화물선박 지원부두 등을 2020년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해 당진항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고속도로가 당진의 유일한 육상 수송망이지만 2020년 당진을 경유하는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철도물류 시대가 열린다.

2025년에는 석문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까지 개통돼 항만으로 들어오는 각종 원자재, 산업단지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철도를 거쳐 전국으로 운송되는 물류망이 갖춰진다. 9380억원이 투입되는 석문산단 인입철도는 서해선 복선전철과 석문산단을 연결하는 31㎞ 구간의 단선 철도다.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돼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2년 착공,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시 관계자는 “철도 건설사업으로 생산 유발효과 3조5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2000억원, 고용 유발효과 2만8000명에 이른다”며 “철도와 항만을 연계하면 연간 약 4만 대의 화물차량 감소효과로 교통량 분산과 환경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문국가산단 기업투자 활발

당진시에는 국가산업단지(2개), 일반산업단지(5개), 농공단지(7개) 등 14개 산업단지(3291만6691㎡)가 있다. 이 중 석문산단은 기업 투자가 활발하다. 이 산단은 주거 면적을 포함해 1201만2000㎡ 규모로 조성됐다. 1994년 조성공사가 시작된 지 21년 만인 2015년 완공됐다. 개발 당시 중국과의 최단거리, 수도권과 70㎞ 떨어진 지리적 장점으로 서해안 중부권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990년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과 2000년대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개발이 더뎠고, 개발 이후 수도권 규제완화에 발이 묶였다.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돼 다른 지역에 비해 보조금 지원이 적어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석문산단은 지난해 2월 한국가스공사가 제5LNG기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같은 해 6월 보조금 우대 지역이 되면서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입지보조금이 중소기업 기준으로 기존 9%에서 40%로 확대됐고 설비투자보조금도 기존 11%에서 24%로 상향됐다. 2015년 준공 이후 25%에 머무르던 분양률은 지난해 말 기준 33%로 올랐다. LG화학과 한일화학공업, 기계유통단지 등도 총 3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확정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송산 제2일반산단과 석문산단이 국가혁신융합단지로 지정돼 기업이 이전하거나 공장을 신·증설하면 보조금·세제·금융 지원과 규제특례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석문산단과 송산 제2일반산단을 수소산업 중심의 신성장 클러스터로 육성하기로 했다. 충청남도와 수소연료전기차 부품, 수소충전 기반 산업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석문산단은 지난해 첨단금속소재산업 초정밀기술지원센터 대상지로 선정됐다. 190억원을 투입해 초정밀가공장비를 비롯, 21종의 첨단 공동장비를 갖춰 근로자들의 기술 역량을 높이고 기업들이 신제품을 연구하며 기술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시 관계자는 “석문산단에는 충남산학융합본부와 산학융합캠퍼스가 있어 첨단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며 “고용, 연구개발, 투자가 선순환하는 산업 생태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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