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 각오로 작은 혁신부터 시도해봐야 큰 성공 따른다"

입력 2019-06-03 09:01  

Cover Story - 생활 속으로 들어온 4차 산업 기술혁명

아마존, '스몰팀' 만들어 업무 효율성 높이고 혁신 이끌어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강연



[ 김주완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9’에서 아마존의 혁신 비법을 공개했다. 스트롱코리아 포럼은 과학기술 강국을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2002년부터 열고 있는 국제 행사다. 올해 주제는 ‘과학기술이 일상을 바꾼다’였다. 기조연설에 나선 보겔스 CTO는 2005년부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기술 혁신을 맡아왔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계 1위 클라우드업체로 성장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실패해야 성공한다”

보겔스 CTO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을 혁신하고 싶다면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작은 혁신이 쌓이면 혁신은 기업 문화로 자리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을 위한 혁신으로는 기업이 거듭날 수 없다”며 “작은 것이라도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조직을 최대한 작은 단위(스몰팀)로 쪼갰다. 중앙 집중식 조직구조로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유명한 ‘아마존의 피자 두 판’ 법칙도 여기서 나왔다. 사내 팀을 이루는 적절한 인원은 피자 두 판을 나눠 먹을 수 있는 6~10명이라는 것이다. 소수 인원이 독립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일 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취지다. 보겔스 CTO는 “다양한 스몰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스스로 혁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는 소비자에게 신발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과 도서 맞춤형 추천 AI 서비스가 다르다. 각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발을 고를 때와 책을 살 때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도 같지 않다.

아마존의 스몰팀들이 꾸준히 도전에 나서는 것은 특유의 ‘실험 문화’ 덕분이다. 보겔스 CTO는 “아마존은 직원들이 실패해도 무언가 계속 시도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이런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기업 문화(하향식)에 따른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업은 성장과 함께 실패한 경험의 크기도 커져야 한다”며 “실패의 크기가 커지지 않으면 바늘 눈금을 움직일 수 있는 크기조차 창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투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항상 좋은 성과를 낼 수는 없다”며 “아마존이 수십억 달러짜리 실패를 하더라도 실험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는 인간 중심으로

아마존이 그동안 내놓은 제품과 서비스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파이어폰)의 실패가 대표적이다. 보겔스 CTO는 “실험 결과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쨌든 할 수밖에 없는 도전”이라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도 실패를 받아들이는 기업 문화 덕분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제조업처럼 효율성과 비용만 따지면 혁신을 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IT의 미래와 관련해선 더욱 인간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IT 기기는 키보드, 마우스 등 기계 중심적이었다. 보겔스 CTO는 “컴퓨터에 맞추는 방식은 인간에게 자연스럽지 않다”며 “음성 명령으로 대화하듯 인간에게 맞는 방식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자사의 AI 기반 음성 인식 비서인 ‘알렉사’가 적용된 스피커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대했다. 현대자동차 안에서도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냉장고에도 알렉사가 탑재됐다.

그는 “중국의 한자처럼 손으로 입력하기 어려운 언어 같은 경우 음성 인식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벼 품종 등을 연구하는 세계적 농업연구기관인 국제미작연구소(IRRI) 역시 알렉사를 이용하고 있다. 보겔스 CTO는 “컴퓨터가 없는 필리핀 시골에서 농부들이 전화로 농사 규모 등만 알려주더라도 음성 인식을 통해 비료량 등 최적의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IE 포인트

혁신은 어느 기업이든 추구해야 할 목표다.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한국 사회의 혁신을 막는 장애물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토론해보자.

김주완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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