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봤자 일도 없는데"…국회 공전 장기화에 지역구 눌러앉은 의원들

입력 2019-06-09 15:51   수정 2019-06-09 15:54


여야가 9일에도 6월 국회 정상화에 좀처럼 합의하지 못하자 국회의원들이 여의도를 떠나 지역구로 향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10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여야 대치로 공전이 길어지자 국회가 평소보다 일찍 ‘총선 모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경제지표 부진으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자 지역구 챙기기에 더욱 골몰하고 있다. 특히 집권 당시보다 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부산·경남(PK) 지역 의원들은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지역구의 크고 작은 행사들에 발걸음하고 있다.

PK 지역 한 여당 의원은 “지난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후로 국회가 열리지 않아 지역에 내려와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경남은 우리 당에 가장 어려운 지역 중 하나인 만큼 지역민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능하면 지역에 있으면서 주민들을 만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며 “우리의 역할은 지역의 민심을 잘 듣고 이를 정책에 잘 반영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당은 지난 5일 PK 의원들의 요청으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당의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율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부·울·경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 등 PK 지역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와 거리가 가까운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 중에는 매일같이 서울과 지역구를 오가며 생활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 여당의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최근 매일 지역구로 향해 노인회관까지 샅샅이 찾아가 바닥 민심을 살뜰히 챙기고 있다. 여의도에는 토론회나 오찬 등 일정이 있을 때만 잠깐 들르고, 일정이 끝나면 곧장 지역구로 향하기 일쑤다. 충청권 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의원은 “요즘에는 지역구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져서 지역구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고 있다”며 “국회가 열리지 않아 일도 없는데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귀띔했다. 그는 “주변 의원들을 봐도 상황은 대부분 비슷하다”며 “정기 국회 등 바쁜 시즌을 앞두고 지역구를 챙길 수 있을 때 챙기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도 최근 지역구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등 지역 챙기기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 모 의원실 관계자는 “요즘에는 지역구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을 지역에서 보내고 있다”며 “의원회관을 돌아보면 목요일쯤부터 아예 의원실 문을 잠가 두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야당 중진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근무하던 보좌진 중 일부를 지역구로 보내 지역 사무실 상주 인원을 늘렸다.

여야는 주말에도 6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실은 거두지 못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철회하고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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