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벤처캐피털, 혁신형 일자리 창출 디딤돌

입력 2019-07-08 17:13  

벤처투자 받은 기업 고용 많이해
4차 산업분야 키우고 규제 혁파
상생형 M&A도 적극 장려해야

정성인 <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



올 5월 기준 한국의 실업률은 4.0%, 청년실업률은 11.0%까지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은 4% 근처에서 횡보하고 있는데 청년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청년실업률이 낮아지는 추세와 상반된다.

한국 청년실업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청년실업도 결국은 수요와 공급의 결과다. 노동시장의 과잉공급과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 일자리의 감소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기업이 직접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주요 대기업 일곱 곳의 2010~2016년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 고용은 8.5%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해외 고용은 70.5% 늘었다. 대기업의 국내 고용이 늘지 않은 이유는 산업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비싼 인건비와 경직된 노동환경, 경쟁국에 비해 높은 세율 등으로 인해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생산시설을 국내에서 늘리기가 어려워졌다. 규제 장벽 탓에 새 사업을 펼쳐 고용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벤처와 혁신형 기업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혁신형 중소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 보고서를 보면 2014~2017년 대기업의 연평균 고용 증가율은 8.55%로 2.94%인 중소기업을 압도했으나 중소기업 중에서도 벤처인증기업의 연평균 고용 증가율은 8.26%로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벤처인증기업의 고용 증가분은 10만3640명으로 전체 중소기업 고용 증가분의 76.03%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전체 고용 증가분은 많지만 그 증가분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벤처기업의 일자리 창출이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은 자명하다.

최근 벤처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주목받는 것이 벤처캐피털이다.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등 투자금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벤처펀드 조성이 투자 증가와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지며 고용창출 효과에서도 일반 벤처기업을 월등히 웃돌고 있다.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2013~2017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은 2649곳으로 약 11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2017년 말 기준으로 투자받기 직전연도 대비 2만8000개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최근 투자연도일수록 고용 증가율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투자금이 고용에 우선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른 나라들도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도 2017년 11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 3월 ‘제2벤처붐 확산 전략’을 마련하는 등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일자리 창출 극대화로 이어지려면 정부의 자금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벤처캐피털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규제혁파가 절실하다. 정부가 “스타트업 활성화”를 외치면서도 논란이 생기면 번번이 규제로 돌아서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대기업과의 상생형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야 한다.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에 대기업이 자본을 투자함으로써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벤처 창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시장 기대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벤처캐피털이 4차 산업혁명이란 새로운 미래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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