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세포 공격 돕는 스팅 활성화…새 항암치료법 나와

과기정통부·한국연구재단·차병원

비정상적인 혈관 선택적 제거
쥐실험선 60% 확률로 암 소멸


[ 이해성 기자 ]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도록 돕는 단백질인 스팅을 활용한 항암치료법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분당차병원 김찬 전홍재 교수와 양한나 책임연구원이 이 같은 면역항암 치료법을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인베스티게이션’에 실었다고 29일 발표했다.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는 인체 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킨다.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와 달리 부작용이 적다.

스팅은 암세포에서 나온 DNA를 탐지해 강력한 킬러 면역세포인 CD8 T세포 등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준비시키는 ‘센서’ 역할을 한다. 스팅을 활성화하는 면역항암제인 스팅 작용제를 개발하려는 임상연구가 다국적제약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배경이다.

하지만 스팅 작용제를 쓰면 환자 70%가량은 효과가 없고, 초반에 효과를 보이던 나머지 30%도 내성 발현으로 8주 이내 암이 재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영양 공급 통로인 ‘비정상적 혈관 장벽’으로 둘러싸인 암세포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대장암과 유방암 환자 400여 명의 암조직을 분석한 결과, 스팅 작용제가 암 내부 비정상적인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이로운 혈관은 남겨 CD8 T세포에 암세포 공격 통로를 열어준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또 쥐 실험에서 스팅 치료제와 기존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 암혈관신생억제제를 동시에 삼중 투여한 결과 실험 개체의 60%에서 암이 완전히 소멸됐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