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PC 원조' 주연테크, 부활 시동 건다

입력 2019-08-01 09:50   수정 2019-08-02 02:09

국내외 PC방 사업 '순항'
승부수는 틈새시장 공략



[ 김정은 기자 ]
주연테크(김희라 대표·사진)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국민 PC’로 통한 1세대 PC회사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괜찮아 ‘가성비 갑(甲)’ PC로 인기를 끌었다. 정부의 인터넷PC 보급 업체로 선정되면서 매출은 한때 4000억원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등과 ‘중저가 데스크톱 3인방’으로 승승장구하던 주연테크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실에 안주한 채 업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다. 삼성전자, 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며 차츰 잊혀져 갔다. 주연테크가 베트남 PC방 사업 성공 및 제품 다각화 등으로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형 PC방’으로 베트남 진출

주연테크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법인을 통해 중남부의 작은 도시 뚜이호아에 PC방 ‘브리즈’를 열었다. 국내 PC회사가 베트남에 PC방을 개점한 건 처음이다. 1층엔 주연테크 제품을 전시하고 2, 3층은 210석 규모의 PC방으로 꾸몄다.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타는 오토바이를 세울 주차장을 마련했고 가상현실(VR) 체험실도 갖췄다. 다양한 음식도 판다. 시간당 이용료는 5000동(약 250원)으로 아르바이트 시급이 1만2000동(약 600원)인 것과 비교해 다소 비싸다. 그런데도 오전 7시 개장 전부터 학생들이 줄을 서고 종일 만석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형 PC방이 현지에서 먹히자 주연테크는 최근 호찌민에 2호점을 열었다. 김희라 대표는 “베트남 가정의 PC 보급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PC방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PC방으로 주연테크 브랜드를 알린 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연테크는 국내에서도 PC방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브리즈 PC방 7개가 있으나 확대 속도가 더디자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쓰리팝’ PC방 4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PC방 체인업체인 세컨드찬스의 지분 33.35%를 최근 취득했다. 쓰리팝 게임방에 PC를 공급하는 등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특한 콘셉트로 ‘틈새시장’ 집중

주연테크를 잘 모르는 요즘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독특한 신제품을 꾸준히 내며 존재감 알리기에 나섰다. 가상화폐 채굴이 가능한 PC를 비롯해 휴대용 터치 모니터, 게임 전용 노트북, 국내 최초로 가구 콘셉트로 만든 ‘나무 데스크톱’ 등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이 하지 않는 틈새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이라며 “소비자들로부터 ‘주연 제품은 믿고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주연테크는 최근 KT와 우즈베키스탄 2차 교육정보화사업에 대한 180억원 규모, PC 4만6000대분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 대표는 “1년간 준비한 프로젝트로, 주연테크의 경쟁력 있는 제품이 인정받았다”며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수출 및 입찰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연테크는 2015년부터 2년 동안 대주주가 세 번 바뀌었다. 통신회사 우리로가 인수했다가 6개월 만에 자사 사업과 맞지 않는다며 매각했고, 이후 투자회사 화인베스트에서 현재의 화평홀딩스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김 대표는 코오롱스포츠 등을 거쳐 2016년 3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새로 시작한 국내외 다양한 사업이 자리 잡으면 차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과거 명성을 되찾아 PC업계의 ‘주연’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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