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여기어때' 英 PEF CVC캐피털에 팔린다

입력 2019-08-01 16:10   수정 2019-08-01 16:15

대주주 지분 52%및 FI 지분과 천억원 유상증자 등 총 4000억여원에
글로벌 투자사가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 인수한 첫사례
"VC가 발굴하고 국내PE가 키운 숙박예약 플랫폼, 글로벌 PE가 대형화"



≪이 기사는 08월01일(16: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2위 종합 숙박·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인 ‘여기어때’가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VC캐피털에 팔린다. 글로벌 투자자본이 국내 숙박 플랫폼을 인수하는 첫번째 사례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는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 심명섭 전 대표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심 전 대표와 계열사가 보유한 위드인베스트먼트 지분 52%가 매각대상이다. CVC는 여기어때의 100% 기업가치를 약 3000억원으로 평가했다. 10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지분 18%를 보유한 PEF 2대주주 JKL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대경창업투자, 보광창업투자 등 벤처캐피털(VC)로 구성된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도 CVC와 개별적으로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기존 FI들이 매각에 동참하면 CVC는 총 3000억여원을 들여 여기어때의 지분 약 80%를 확보할 전망이다.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거래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2015년 설립한 여기어때는 ‘야놀자’와 함께 국내 양대 종합 숙박 예약 플랫폼 회사다. 야놀자와 수년간 수백억원 규모의 마케팅 경쟁을 벌여온 탓에 영업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2016년 246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686억원으로 3년만에 3배 가량 급성장했다. 국내 최다 등록숙소(약 5만개)와 월간 순이용자(약 280만명)를 보유해 몇년 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어때 매각은 글로벌 투자회사가 국내 숙박 플랫폼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거래라고 IB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이 골드만삭스의 사모펀드(PEF) 사업부인 골드만삭스PIA의 투자를 받은 사례는 있지만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숙박 예약 플랫폼시장에서 국내를 주무대로 하는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글로벌 PEF의 관심을 받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PEF인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가 야놀자에, JKL이 여기어때에 투자하기 전까지 두 회사는 국내 벤처캐피털 회사들을 통해 성장자금을 공급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VC가 발굴해 국내 PEF가 성장동력을 제공한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이 글로벌 PEF의 투자를 받아 대형화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CVC는 런던 뉴욕 홍콩 도쿄 베이징 등에 24개 지점을 두고 850억달러의 투자금을 굴리는 세계 6대 PEF 운용사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을 인수하는 등 소비재 투자가 특기인 운용사로 평가된다. CVC는 국내 종합 숙박예약 플랫폼의 침투율(전체 숙박업소 예약 건수 대비 숙박예약 플랫폼 이용 비율)이 여전히 30% 안팎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이 3년 만에 3배 늘었지만 소비자들이 숙소를 예약할 때 여기어때를 이용할 여지가 여전히 큰 만큼 성장 가능성도 무한하다는 분석이다. CVC는 2017년 유럽의 항공권 예약 사이트인 이트래블아이에 투자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 투자경험을 갖춘 운용사다. 지금까지 개인 창업자의 역량에 의존해 성장해 온 여기어때가 CVC의 글로벌 노하우를 받아들이면 다음 단계로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CVC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투자하는 글로벌 운용사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5년 치킨 프랜차이즈인 KFC 인수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투자였다. 여기어때를 인수함으로써 2018년부터 정명훈 CVC 한국 대표와 김철환 상무로 한국 사업부를 개편한 후 처음으로 IB업계가 주목하는 거래를 성사시키게 됐다.

JKL과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기존 FI들은 CVC와 협상에 따라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하거나 일부 남길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을 모두 파는 쪽으로 거래가 이뤄지면 JKL은 2016년 여기어때에 240억원을 투자한지 3년 만에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한다.

심명섭 전 대표는 웹하드 관련 이슈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최근 검찰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정영효/김채연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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