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숙박 예약 '여기어때', 英사모펀드에 팔린다

입력 2019-08-01 17:54   수정 2019-08-02 01:29

[ 정영효/김채연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 1일 오후 4시15분

국내 2위 종합 숙박예약 플랫폼 여기어때가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VC캐피털에 팔린다. 글로벌 투자 자본이 국내 숙박 플랫폼을 인수하는 첫 사례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VC는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대표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심 전 대표와 계열사가 보유한 위드이노베이션 지분 52%가 매각 대상이다. CVC는 위드이노베이션 2대 주주인 토종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지분율 18%)를 비롯해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대경창업투자, 보광창업투자 등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과도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FI 지분까지 모두 사들이면 여기어때의 지분 약 80%를 확보하게 된다.

CVC는 여기어때의 기업가치(100% 기준)를 3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약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한다.

글로벌 자본, 국내 숙박예약 시장 베팅
여기어때에 4천억…'한국판 아고다'로

2015년 설립된 여기어때는 ‘야놀자’와 함께 국내 양대 종합 숙박예약 플랫폼 업체다. 야놀자와 수년간 수백억원 규모의 마케팅 경쟁을 벌여온 탓에 영업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2016년 246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86억원으로 2년 만에 3배가량으로 늘었다. 등록 숙박업체는 5만여 개, 월간 순이용자는 약 280만 명에 달한다.

이번 거래는 글로벌 투자회사가 국내 숙박 플랫폼을 인수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을 주무대로 하는 숙박 플랫폼에 글로벌 투자사가 손길을 뻗쳤기 때문이다.

토종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각각 투자하기 전까지 두 회사는 국내 벤처캐피털(VC)을 통해 성장 자금을 공급받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국내 VC가 발굴하고 토종 사모펀드(PEF)가 성장동력을 제공한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이 글로벌 PEF의 투자를 받아 대형화할 기회를 맞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CVC는 런던 뉴욕 홍콩 도쿄 베이징 등에 24개 지점을 두고 850억달러(약 100조원)의 투자금을 굴리는 유럽계 운용사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을 비롯해 67개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회수를 마친 사례까지 포함하면 누적 포트폴리오 회사가 129개에 달한다.

CVC는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의 침투율(전체 숙박업소 예약 건수 대비 숙박예약 플랫폼 이용 비율)이 여전히 30% 안팎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간 매출이 3배 늘어났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숙박예약뿐 아니라 각종 야외활동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사업의 확장성도 평가받았다.

CVC는 2017년 유럽의 항공권 예약 사이트 이트래블아이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 예약 플랫폼 투자 경험도 갖고 있다. 현재까지 개인 창업자의 역량에 의존해온 여기어때가 CVC의 글로벌 노하우를 받아들여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CVC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투자하는 운용사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4년 치킨 프랜차이즈 KFC를 인수했다가 2017년 KG그룹에 매각한 게 한국에서의 마지막 투자였다. 여기어때 인수는 지난해 정명훈 한국 대표와 김철환 상무로 한국 사업부를 재편한 뒤 CVC가 처음 하는 대형 거래다.

이번 거래로 JKL,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기존 FI들도 상당한 투자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CVC는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창업자 심명섭 전 대표의 경영권 지분뿐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들 보유분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할지 일부를 남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분을 모두 팔 경우 2대 주주인 JKL은 54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2016년 240억원을 투자한 지 3년 만에 125%의 매각 차익을 기록하는 셈이다.

정영효/김채연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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