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언제 끊길지…" 日기업도 노심초사

입력 2019-08-04 17:24   수정 2019-08-05 13:21

당장 불화수소 등 3개 소재
수출허가 안나와 日업체 '발동동'
수십년 구축한 공급망 균열 우려



[ 김동욱 기자 ] “한국과 일본이 싸워서 좋을 게 아무것도 없다.”(일본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 고위 간부)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배제하자 대(對)한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국과 함께 수십 년간 구축해온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균열이 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한국에 주요 소재·부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한·일 양국 간 경제대립이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지난달 4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개 소재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하는 쇼와덴코는 지난달 중순 경제산업성에 수출 신청을 했지만 “아직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광액인 포토레지스트를 취급하는 JSR도 지난달 말 시점까지 수출허가를 받지 못했다.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한 수출 지연은 여러 분야로 확산할 전망이다. 탄소섬유 제조업체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는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로 수출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일부 납기 지연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했다.

일본 업체들은 이 같은 ‘수출 병목’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한국 업체들이 수출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에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주문이 늘었지만 언제 거래가 끊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화학제품 수출업체 나가세산업은 지난달 하순 이후 한국 업체로부터의 발주량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했다. 아사쿠라 겐지 나가세산업 최고경영자(CEO)는 “당장은 주문이 늘어 좋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대체 조달처 발굴 움직임에도 일본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일렉트론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대기업들이 일본 제품을 사지 않으면 일본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 비철금속 업체는 한국 반도체 업체로부터 “한국에서 같은 것을 조달할 수 있다면 공급망을 바꿀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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