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3만원…반려동물 암진단비 확 줄인 20대 스타트업 대표

입력 2019-08-05 14:52   수정 2019-08-05 15:05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려 죽을 확률이 높아지는데 대부분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알게되죠. 보험이 안돼 진단비만 40만원씩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발한 키트면 2~3만원에 암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악성종양(암) 조기진단 키트를 개발한 이동용 펫디 대표(22·사진)를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만났다. 이 대표가 이끄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펫디’는 KTB그룹과 벤처기업협회 SVI(서울벤처인큐베이터)가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개최한 ‘KTB 벤처챌린지’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KTB 벤처챌린지는 KTB그룹이 향후 5년간 총 10억원을 출연해 유망한 스타트업에 사업 자금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이 대표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 16학번으로 입학했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서울대학교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할 만큼 바이오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컸다. 중학교때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의료봉사단체에서 일하며 의료 분야가 사회에 어떻게 공헌하는지 지켜봤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 후 이 대표는 2017년 6월부터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 ‘의약품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광학 센서 개발’ 프로젝트에 6개월간 참여했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서 익힌 광학 센서 기술을 토대로 같은 해 12월 같은 과 후배 2명과 의기투합해 펫디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펫디가 개발한 키트는 소변으로만 1분 이내에 95% 이상 정확하게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벌레를 이용해서다. 이 대표는 “네이처 논문을 읽다가 예쁜꼬마선충이 후각으로 암환자의 소변에서 나는 특정 물질을 따라가는 성질이 있다는 걸 알게됐고, 이를 광학 센서 기술과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사람을 상대로 한 암 진단이 의료보험으로 이뤄지고 있어 반려동물 시장에 눈을 돌렸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반려동물을 상대로 암을 진단하려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고 조직 검사를 해야했다. 진단 비용만 40만원씩 들어 반려동물로부터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암을 발견하는 사례가 적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에게 키트를 시연했는데 그 중 7세, 9세 반려견 2마리가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하게 됐다”며 “국내 900만마리 반려동물의 악성종양 조기진단을 위해 각 동물병원과 전속 판매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기술을 놓고 투자업계에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여러 투자처에서 손을 내민 상황이다. 이 대표는 “내년까지 연매출 70억원, 순이익 3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람에게도 진단 키트가 유효한만큼 내년부턴 중국 등 의료보험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나라에 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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