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이 없다"…코스닥 투자자 '엑소더스'

입력 2019-08-05 17:40   수정 2019-08-06 02:28

코스닥 600선 붕괴

3년 만에 사이드카
시장 요동



[ 김동현 기자 ] 코스닥시장에 투매가 쏟아졌다. 장 막판으로 갈수록 낙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코스닥지수가 7% 넘게 추락했다. 약 8년 만에 최대 하락률이었다. 대형 바이오주의 임상 중단,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코스닥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무엇보다 신라젠 임상 실패로 코스닥시장을 이끌던 제약·바이오주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코스닥시장이 바이오 중심에서 정보기술(IT) 장비·소재주 중심으로 서서히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 섹터 ‘엑소더스’

코스닥지수는 5일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에 마감했다. 2011년 9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수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면서 장중 사이드카(지수 급변동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지수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 발동은 2016년 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9.50%)를 비롯해 헬릭스미스(-17.36%) 메디톡스(-19.07%) 등 대형 바이오주가 동반 폭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했던 바이오 기업들은 줄줄이 밀려나고 있다. 신라젠은 연일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면서 시가총액 10위권으로 밀려났다. 연초 코스닥 시가총액 7위와 8위였던 에이치엘비와 코오롱티슈진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에이치엘비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부진,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사태 등이 연이어 터진 결과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바이오 섹터 전반에서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머티리얼즈가 시가총액 7위(1조8564억원)까지 오르며 코스닥 주요 종목으로 떠올랐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는 “올해 말까지 고순도 불화수소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솔브레인(시가총액 36위→11위), 원익IPS(37위→14위) 등도 연초에 비해 크게 약진했다. 솔브레인은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원익IPS는 반도체 증착장비를 생산한다.

제약·바이오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이 IT장비·소재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되면서 소재·장비 국산화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전공정장비 가격이 국산 기준으로도 높은 반도체 장비주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원익IPS를 포함해 케이씨텍(습식공정 장비), 이오테크닉스(레이저어닐링 장비) 등을 기대주로 꼽았다.

“4분기 돼야 반등 기대”

코스닥지수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증시 전문가들이 많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어려운 장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은 실적보다는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시장이다 보니 신라젠 사태 등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신규로 투자에 나서기보다 반등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지수 단기 저점은 570~590으로, 당분간 반등하더라도 추세 반전으로 보기 어렵다”며 “올 4분기가 돼야 바닥을 찍고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까지는 신약 임상 관련 바이오주의 불확실성이 계속 남아 있다”며 “제약·바이오 관련 정부 지원 정책 발표가 예정된 연말께 바닥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지수 조정폭이 컸기 때문에 충격파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로운 충격에 따른 것은 아니다”며 “코스닥지수가 단기 고점에서 20% 이상 빠졌기 때문에 막바지 충격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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