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준형 사장 "베트남 공장 올해 말 완공…글로벌 효성화학 초석 다진다"

입력 2019-08-08 16:29  

Cover Story -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은 신성장 동력
CEO 책임경영에 앞장
화학관련 생산품목 확대



[ 김보형 기자 ] “베트남에 짓고 있는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판탈수소(PDH) 공장을 통해 ‘글로벌 효성화학’의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박준형 효성화학 사장은 8일 한국경제신문 비즈인사이트(BIZ Insight)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 완공을 앞둔 베트남 공장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사장은 “베트남 공장은 초대형가스운반선(VLGC)의 접안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하가스 저장시설도 마련해 원료에서 제품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효성화학은 PP를 비롯해 나일론·폴리에스테르(PET) 필름과 테레프탈산(TPA), 삼불화질소(NF3)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이자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는 PP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드는데 효성화학은 액화석유가스(LPG)인 프로판 가스에서 프로필렌을 추출하고 있다. 프로판 가격이 나프타보다 싸기 때문에 나프타분해시설(NCC)에서 프로필렌을 추출하는 다른 화학업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해 베트남 남부 바리어붕따우성에 짓고 있는 PP·PDH 공장은 효성화학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박 사장은 “베트남 공장을 통해 플라스틱 수요가 급증하는 동남아 시장에 낮은 비용으로 PP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1년부터 증설 효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12일과 15일 효성화학 주식 900주(1억4879만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박 사장은 30여 년간 ‘석유화학 한우물’을 파온 엔지니어 출신이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인 그는 박진수 LG화학 이사회 의장, 허수영 전 롯데 화학BU 부회장과 동기다. 1976년 호남에틸렌에 입사한 이후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와 대림코퍼레이션 사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 (주)효성 화학PG장(사장)을 맡아 효성의 화학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들의 호평 속에 효성화학 주가가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40% 넘게 올랐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효성화학의 올해 상반기 매출(9395억원)과 영업이익(745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와 31.8% 증가했습니다. 지난달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을 초청해 ‘CEO 설명회’ 형식으로 회사의 성장성과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시장에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투자자에게 신뢰를 쌓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 PP는 동남아 지역에 주로 수출됩니까.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동남아 지역의 PP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황에 따라 운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베트남 공장 생산물량의 절반은 베트남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인근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입니다.”

▷베트남 투자로 총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건전성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효성비나케미칼(베트남 공장)의 PP 공장 등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2023년에는 매출 1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계획보다 앞당겨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고, 판매망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베트남 공장의 수익률이 높은 만큼 가동 후 5년 안에 차입금 대부분을 갚아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방침입니다.”

▷효성화학의 주요 생산 제품인 PP와 TPA의 원료 가격 하락으로 올해 하반기 좋은 실적이 기대됩니다.

“PP 원료인 프로판과 TPA 원료인 파라자일렌(PX) 등은 가격 변동이 심한 편이어서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을 것이라고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원료 등 시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업무 개선을 통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이상의 실적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장기적으로 효성화학의 생산품목을 늘릴 계획이 있습니까.

“현재는 베트남 공장 완성을 통해 PP와 프로필렌, 액화석유가스(LPG) 제품을 안정적으로 시장에 우선 공급한다는 목표입니다. 친환경 소재인 폴리케톤(고성능 플라스틱)의 인지도를 높이고 다양한 용도를 개발해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을 대체할 계획입니다. 특수가스 및 고부가가치 필름 등의 신규 제품 개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효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폴리케톤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폴리케톤은 일반 플라스틱 대비 외부 충격에 강하고, 잘 마모되지 않는 고성능·고부가가치 플라스틱입니다. 10년간 5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2010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세계 10대 일류 소재기술 사업’ 국책 과제로 선정됐습니다. 폴리케톤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은 물론 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얇게 실처럼 가공하면 고성능·고탄성 섬유로도 쓸 수 있습니다.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비교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포름알데히드 등 유독성 물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폴리케톤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효성이 지주회사와 4개 사업회사(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로 분리된 뒤 효성화학의 첫 CEO를 맡았습니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효성그룹은 1971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원천기술에 대한 집념을 바탕으로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습니다. 효성화학도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역동적인 글로벌 화학 기업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고 고객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및 판매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market driven company)’로서 지배력을 높여가겠습니다.”

▷30년 넘게 석유화학산업의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석유화학 업종의 매력이 무엇입니까.

“석유화학 제품을 소재로 하지 않은 생필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과 석유화학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브리지(연결)산업’으로 불리며 주요 기간 산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과 나노, 바이오 등 첨단산업 발전을 가능하도록 하는 소재산업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석유화학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유망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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