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흑자인데 순손실?…번 돈 까먹은 상장사들

입력 2019-08-15 18:46   수정 2019-08-16 01:59

상반기 감사보고서 살펴보니

파라다이스, 2분기 흑자전환에도
금융비용 급증, 순손실 74억원
LGD도 차입금 늘며 순손실 커져



[ 송종현 기자 ]
상장사들의 상반기 감사보고서가 지난 14일까지 모두 공개됐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어렵게 벌어들인 돈을 금융비용, 환차손 등 영업 외 요인으로 크게 까먹은 업체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을 거뒀는데도 손실을 냈거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속도를 순이익이 따라가지 못한 기업, 혹은 영업손실보다 순손실이 더 크게 확대된 곳들이다.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크게 밑도는 기업 가운데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상장사는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비용에 짓눌린 기업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는 지난 2분기 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6707만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작년 2분기 46억원에서 올해 74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비용이 대폭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이 회사의 금융비용은 64억원에서 12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서울 장충동 사옥 신·증축 등을 위해 빚을 늘리면서 차입금이 작년 말 9061억원에서 상반기 말 9221억원으로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순손실 증가율이 83.0%로, 영업손실 증가율(61.6%)을 웃돌았다. 영업손실은 3687억원, 순손실은 5501억원이었다. 금융비용이 619억원에서 1099억원으로 77.5%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8조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 중인 이 회사는 최근 813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는 등 차입금 규모를 불리고 있다.

환율변동성 확대 ‘직격탄’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2분기 들어 환율이 크게 출렁인 것도 상당수 기업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3.4배 증가한 20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68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가 지속됐다. 외환차익이 362억원에서 215억원으로 40.6% 감소했다. 여기에 환헤지를 위한 통화선도 옵션거래 등 파생상품 평가손익이 201억원 평가익에서 62억원 평가손으로 바뀌었다. 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재료를 수입할 때 달러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0년까지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요인이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며 “달러 부채 등이 많은 기업은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타 비용 중 기부금이 작년 2분기 45억원에서 올해 9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고 했다. 그는 “국제 에너지시장 변동성 확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데 이런 항목에서 지출이 늘어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회성 요인도 악영향

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 외 비용, 특별손실, 법인세비용 등을 제하고 남은 돈이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 주당순이익(EPS:순이익/주식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 등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를 산출하는 데 기본으로 활용된다. 몇몇 전문가는 “영업손익보다 순손익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한다.

다만 영업이익을 꾸준히 벌어들이는 가운데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 규모가 급감했거나, 순손실을 본 기업들은 해당 요인이 사라질 경우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형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2분기에 18억원의 유형자산처분손실이 발생한 오뚜기, 관계사인 오스템파마에 대한 지분법손실 4억원을 반영한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이런 사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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