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배트맨 대 슈퍼맨’, 구원될 수 있는가

입력 2016-03-25 13:45  


[bnt뉴스 김희경 기자] 정의를 위해 히어로가 된 이들이 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주먹질을 날리며 건물을 부수는 킬링 타임용 영화라고 하기엔 상당히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바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다.
 
3월24일 개봉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 이하 ‘배트맨 슈퍼맨’)은 배트맨(벤 애플렉)과 슈퍼맨(헨리 카빌)의 대결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작품.
 
‘배트맨 슈퍼맨’은 지난 2013년 개봉된 영화 ‘맨 오브 스틸’(감독 잭 스나이더)의 스토리와 이어진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이 일으킨 격렬한 전투로 메트로폴리스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회사 건물이 무너진 장소 한 가운데에 선 브루스 웨인은 공중에서 전투를 일으키는 슈퍼맨을 보며 분노에 가득 찬 눈빛을 보낸다. 인간 배트맨이 본격적으로 신의 존재 같은 슈퍼맨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히어로로 평가되는 두 인물이지만 슈퍼맨은 사람들에게 경외와 존경의 대상이고, 배트맨은 저승의 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 같은 든든함과 두려움을 동반하고 있다. 인류를 지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는 두 히어로는 같은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해석하는 점이 흥미롭다. ‘배트맨 슈퍼맨’은 히어로들의 강인한 면모 속 꽁꽁 싸매진 연약한 실체를 드러내며 히어로들에 대한 색다른 면모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주, 조연배우들의 활약 또한 눈부시다. 원더우먼(갤 가돗)은 매혹적인 비주얼과 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해 신 스틸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해냈다. 특히 후반부 등장하는 전투 장면에서는 슈퍼맨과 배트맨보다 더 화려한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하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훗날 슈퍼 빌런으로 변신할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는 거대 기업 렉스코퍼레이션의 CEO이자 자신이 갖지 못한 능력으로 칭송받는 슈퍼맨에게 가진 열등감과 분노를 고스란히 전하는 광기 어린 캐릭터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슈퍼맨이라는 히어로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점을 제기하며 영화의 주제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잭 스나이더 감독은 ‘새벽의 저주’(2004)를 시작으로 ‘300’(2006) ‘왓치맨’(2009) ‘가디언의 전설’(2010) ‘맨 오브 스틸’(2013) 등을 맡았다. 모든 영화의 공통점은 초반 관객들의 혼을 빼어갈 정도의 강력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없어도 어느 정도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감독의 센스를 예상할 수 있다.
 
‘배트맨 슈퍼맨’ 또한 배우들의 연기부터 시작해 연출, 영상미 등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몰입감을 보인다. 우울한 유년기 시절을 보내야 했던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의 모습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그려냈다. 하지만 배트맨과 슈퍼맨이 화해를 하게 되는 계기는 마치 그의 처녀작이었던 ‘새벽의 저주’ 속 허무한 결말을 떠올리게 한다. 용의 머리를 갖고 있는 잭 스나이더의 연출력은 언제까지 뱀의 꼬리로 장식될까.

 
영화 대사의 번역 또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007 스카이폴’ ‘비긴 어게인’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스파이’ ‘메이즈러너’ ‘인셉션’ 등을 통해 일찍이 번역 논란이 있었던 박지훈 번역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갖가지 애매한 해석이나 의역, 오역을 보여 몰입에 다소 어려움을 안겼다.
 
하지만 ‘저스티스의 시작’이라고 쓰여 있는 부제와 슈퍼맨의 부활을 예고하는 결말을 통해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영화의 관계가 마냥 허무맹랑하지 않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가능하다. 허나 이미 수많은 기회가 주어졌던 잭 스나이더에게 다음번에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터.
 
한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24일 개봉했다. (사진출처: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포스터 및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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