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이어 낼 ‘슈퍼로드’의 밤 (종합)

입력 2017-08-28 09:00   수정 2017-08-29 14:51


[김영재 기자] 커다란 양의 기운이 잠실을 감쌌다.

가수 태양의 단독 콘서트 ‘태양 2017 월드 투어 화이트 나이트 인 서울(TAEYANG 2017 WORLD TOUR WHITE NIGHT IN SEOUL)’이 8월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

태양은 “공연을 기획할 때부터 새 앨범을 프레젠테이션한다는 느낌으로 준비했다”라고 세 번째 정규 앨범 ‘화이트 나이트(WHITE NIGHT)’를 주인공으로 소개했던 바 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더 넓은 의미의 무대 연출과 퍼포먼스를 고민해왔다”라며, “춤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라고 관람 포인트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이번 공연은 태양의 네 번째 국내 단독 콘서트이자, 두 번째 월드 투어의 서울 공연이다. 데뷔 이후 수많은 무대와 공연에 서왔던 태양의 고민과 의지가 담긴 신(新) 공연인 것.

공연의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프레스 초청이 이뤄지며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태양은 그의 예명으로, 만물에게 생명의 빛을 전달하는 태양(太陽)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본 활동명 ‘솔(SOL)’ 또한 ‘태양의’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 ‘솔라(Solar)’의 줄임말이다. 본명이 동영배인 그는 태양으로서 모두에게 빛을 내리쬤다. 어떤 때는 따스하고, 또 어떤 때는 아주 뜨겁게. 초기곡 ‘나만 바라봐’부터 최신곡 ‘웨이크 미 업(WAKE ME UP)’까지 총 25곡을 약 2시간 동안 발산했다. 하나는 모두와 소통했다.


시작은 구름과 은하수 그리고 파도였다. 감각적 영상이 눈을 즐겁게 했다.

그 사이 어느새 안개로 자욱한 무대. 무대 정 가운데에 하나의 핀 조명이 집중됐다. 아래에서 무대 위로 태양이 올라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지만, 팬덤 브이아이피(VIP)는 열광적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 없는 열기로 환호했다.

첫 곡은 ‘링가 링가(RINGA LINGA)’. ‘손들어라 광복된 것처럼’이란 가사와 함께 ‘링가 링가’ 특유의 군무를 완성한 태양은 화염이 무대 전체를 가리는 폭죽보다 더 뜨겁게 무대를 이어갔고, 관객은 ‘아싸 좋다’라는 가사를 따라 불렀다. 태양은 “불금이니까 화재 조심”이라고 소리쳤지만, 콘서트 날짜는 일요일. 일요일에도 화재를 조심해야 하는 열기였다.

두 번째 곡은 ‘아름다워’였다. 보통의 가수는 두 곡 내지 세 곡을 부르며 토크 시간 전까지 무대를 연달아 이어가지만, 그는 ‘아름다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관객들에게 말을 건넸다. 태양은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오늘 두 번째 ‘화이트 나이트’ 콘서트. 여러분 준비됐어요? 다시 한번 여러분 준비됐어요?”라며 함성을 종용했다. 콘서트 베테랑다운 진행이었다. 노래를 달리는 것이 전부 아닌 관객과 호흡하는.

‘아름다워’ 무대에서 태양은 2층 무대로 올라가기도 하고, 카메라를 보면서 뒤로 넘어가는 자세를 취하는 등 단조로움을 벗어났다. ‘잘록하게 예쁜 허리선’이라는 가사에 맞춰 여성 댄서와 안무를 하기도. “에브리바디 점프”라는 그의 말에 다수 관객은 정말 일어나서 브이아이피의 왕관 모양 팬 봉을 흔들었다. 수천 개의 노란 빛이 장관을 이뤘다.

이후 ‘슈퍼스타(Superstar)’와 ‘웨이크 미 업’이 이어졌다. 벌써부터 기립한 관객들. 마치 타 콘서트였다면 공연 중반 같은 열기였다. ‘슈퍼스타’ 이후 2층까지 솟아 오른 1층 무대에서 나타난 태양. 특히, 이번 콘서트에서 관객을 즐겁게 한 요소는 가수만큼이나 중요한 배경 화면이었다. ‘슈퍼스타’와 ‘웨이크 미 업’ 사이 비는 시간 동안 재생된 모래의 사막, 눈으로 덮인 설산, 태양에 물든 파도 등은 기다림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태양은 곡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누운 채로 노래를 마감하며 다음 노래를 준비했다.


이어진 곡은 다름 아닌 ‘나만 바라봐’. 솔로 가수 태양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곡이다.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브이아이피는 ‘동영배’라는 본명을 연호했고, 모두는 다시 한번 기립했다. ‘내가 바람 펴도 너는 절대 피지마 베이비 / 나는 너를 잊어도 넌 나를 잊지마 레이디’ 관객들은 ‘나쁜 남자’ 태양의 가사를 크게 따라 불렀다.

‘웨딩 드레스(Wedding Dress)’ 이후 태양은 드디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태양입니다. 태양이 지지 않는 밤. 두 번째. 어제에 이어 두 번째네요. 백야 콘서트에 오신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열띤 공연 때문인지 그의 상의는 땀에 젖어 상반신이 그대로 노출됐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는 세 번째 정규 앨범 ‘화이트 나이트’를 잘 듣고 있는지 팬들에게 물은 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앨범이라고 생각이 돼요. 이 자리를 빌어서 여러분에게도 그런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신보의 성원을 당부했다.

“DVD를 촬영하기 때문에 편집점이 정확해야 해요. 자, 쉿! 그렇다면 슬슬 다음곡으로 넘어가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관객의 웃음을 모은 태양은 ‘어메이징(AMAZIN’)’ ‘새벽한시(1AM)’ ‘네이키드(NAKED)’ ‘소 굿(SO GOOD)’을 이어갔다.

‘새벽한시’에서 브이아이피는 어느새 다시 일어나 응원 봉을 흔들었고, 가슴을 두르리는 비트와 더불어 ‘네가 있었으면 해’라는 가사는 모두에게 와 닿았다. 좌측 무대로 올라가 함성을 이끈 뒤 그는 ‘네이키드’를 위해 잠시 사라졌고,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을 돋보이는 자리가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앨범 편곡과 다른 밴드 편곡이 백미였다. 그의 알앤비 보컬과 어우러지는 밴드 연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노래를 선사했다.


“여러분 즐거우세요? 여러분 재밌어요? 별로 안 재밌는 거 같은데? 여러분 즐거워요? 별로면 저 지금 집에 가고”라며 무대 뒤편을 향해 발걸음을 향했던 태양. 그는 관객들의 함성에 잠시 멈춘 뒤 “재밌어요?”라고 물었다. 그리고 ‘아이 니드 어 걸(I Need A Girl)’ 어쿠스틱 버전이 시작됐다. 그는 관객들에게 제 자리를 지켜달라고 부탁하며, 좌에서 중으로, 또 중에서 우로 이동하며 관객과 악수하고 또 눈을 맞췄다.

‘텅빈도로(EMPTY ROAD)’는 실내체육관에 존재하는 빛이 태양을 비추는 핀 조명 하나뿐인 상태에서 공연됐다. 브이아이피를 상징하는 노란 물결이 또 다시 눈에 들어왔다. ‘라이드(RIDE)’에서 태양은 ‘두 유 워너 라이드 위드 미(Do You Wanna Ride With Me)’를 외쳤고, 마침 터널 안을 질주하는 영상은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투나잇(TONIGHT)’ ‘러브 유 투 데스(Love You To Death)’ 이후 이어진 곡은 ‘겁’. Mnet ‘쇼미더머니’ 시즌4에서 송민호가 결승에 진출하게끔 도움을 준 트랙이다. 송민호가 등장한 것은 물론이다. 잔디 같은 초록 머리에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송민호는 ‘겁’의 시작을 이끌었고, 암전 이후 태양이 등장했다. 태양은 ‘아무것도 보기 싫었을 때’라는 가사만으로도 당시의 깜짝 등장을 기억케 했다. ‘겁’은 두 남자가 손을 맞잡으며 끝났다.


공연의 마지막을 향하는 곡은 ‘라스트 댄스(LAST DANCE)’의 피아노 버전이었다. 그는 “이 노래는 섹시한 노래가 아니라서”라는 말과 함께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주를 틀린 태양은 “다시 갈게요”라는 말로 모두의 웃음을 모으기도. ‘영원한 줄 알았던’이라는 가사만으로도 브이아이피는 함성을 폭발시켰다.

마지막곡 ‘달링(DARLING)’에 앞서 태양은 “오늘 콘서트를 끝으로 짧지만 흥했던 정규 3집 활동을 마치고,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이 공연을 가지고 내일 모레부터 세계적 가수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더욱 더 많은 무대에 서고, 더욱 더 많은 경험으로 여러분에게 다시 오기 위해 월드 투어에 나서게 됩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 즐거우셨어요? 아쉬워하지 마세요. 오늘은 앙코르 정말 많이 할게요”라는 말로 모두를 열광시킨 뒤 “같이 불러주세요”라며 ‘달링’을 시작했다. ‘동영배’를 연호하는 관객들. 태양의 ‘아이 러브 유(I Love You)’라는 말로써 본 공연은 종료됐다.


암전 상황에서 팬들은 ‘슈퍼스타’의 가사를 수차례 반복해서 불렀다.

‘베이비 유아 마이 슈퍼스타(Baby You’re My Superstar) / 난 너의 비기스트 팬(Biggest Fan) / 투게더(Together) 우린 절대 틀림 없어 / 내 맘은 흔들림 없어 / 걸 아일 비 유어 슈퍼스타(Girl I’ll Be Your Superstar) / 넌 나의 비기스트 팬(Biggest Fan) / 내 사랑을 멈출 수가 없어 / 소 베이비 렛츠 겟 잇 온, 겟 잇 온, 걸(So Baby Let’s Get It On, Get It On, Girl)’ 이에 약속을 지킬 줄 아는 남자 태양은 앙코르 무대와 함께 돌아왔다.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 ‘굿 보이(GOOD BOY)’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 다시 한번 공연된 ‘슈퍼스타’, ‘뱅뱅뱅(BANG BANG BANG)’,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그리고 “여러분 오늘 즐거우셨어요? 제가 오늘 이 공연에서 안 부른 곡이 하나 있죠? 뭐죠?”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마지막곡 ‘눈, 코, 입’까지.

“너의”라는 태양의 선창 이후 이뤄진 “눈 코 입 / 날 만지던 네 손길 / 작은 손톱까지 다 / 여전히 널 느낄 수 있지만 / 꺼진 불꽃처럼 / 타들어가버린 / 우리 사랑 모두 다 / 너무 아프지만 이젠 널 추억이라 부를게”라는 후창은 기자가 뽑고 싶은 ‘태양 2017 월드 투어 화이트 나이트 인 서울’의 하이라이트였다. 노래 중간 태양이 “사랑해”를 외치자 관객도 같이 “사랑해”를 부르짖고, 관객 모두는 ‘동영배’를 연호했다.


이번 공연에서 유일하게 두 번 공연된 곡이 있다. ‘슈퍼스타’다. 또한, 이 곡은 ‘달링’을 끝으로 무대 뒤로 사라진 태양의 앙코르 무대를 위해 브이아이피가 여러 차례 반복했던 곡이기도 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슈퍼스타’의 화자는 사랑에 빠진 어떤 이고, 그렇기에 슈퍼스타는 그를 반하게 만든 상대방이다. 가사에서 태양은 널 안고 싶고, 키스하고 싶다고 속삭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관객은 노래의 제목이 지닌 상징성만으로 ‘슈퍼스타’를 불렀고, 슈퍼스타 태양은 관객들 앞으로 다시금 두 발을 내딛었다.

태양은 ‘슈퍼스타’를 부르기 전 스태프들을 독려하며 “하지만 가장 감사한 것은 브이아이피. 아이 러브 유”라며, “그리고 오늘 가장 수고한 마이 네임 이즈 태양”이라고 공연장이 떠나가라 소리쳤다. 그간 많은 슈퍼스타가 관객들을 열광케 했을 것이다.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을 누빈 슈퍼스타 또한 여럿일 테다. 하지만 시선을 무대에 집중시키고 있는 수천의 관객들에게 오늘 가장 수고한 이로서 스스로를 꼽을 수 있는 슈퍼스타 역시 여럿일까. 동영배는 아마 진실된 마음으로 그의 수고를 모두에게 자랑했을 것이다. 수고를 자랑할 줄 아는 태양이자 동영배. ‘슈퍼로드(SuperRoad)’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한편, 태양은 서울에서의 콘서트 이후 3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간다. 이후 미국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달라스, 산 호세, 로스 엔젤레스 그리고 다시 캐나다의 벤쿠버에서 공연을 계속한다. 마닐라, 홍콩, 방콕,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마카오, 싱가포르, 타이베이에서는 아시아 8개 도시 투어를 진행한다. 이에 이번 월드 투어를 통해 총 11개 국가, 19개 도시에서 22회 공연을 선보인다.(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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