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악과 함께할 때 빛나는 그녀, 윤하

입력 2018-02-08 15:07  


[마채림 기자] 참 오래도 애간장 태웠다. 그의 노랫말과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5년 5개월 만에 5집 정규앨범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애타게 기다린 만큼 더욱 궁금하고 손길이 향하는 가수 윤하의 ‘RescuE’.

“이번 앨범은 내 손이 안 거친 곳이 없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이 되어 있는 앨범 안의 아트 워크 사진은 최랄라 작가와 함께했다. 사진을 포함해 다양한 재미 요소가 많이 들어있다. 요즘에는 CD를 소장하려고 사지 않나. 고심해서 만든 음악은 물론 어떻게 두면 예쁠까 고민해서 만든 앨범이다”

꽤 긴, 기약 없는 공백이었음에도 묵묵히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윤하는 음악으로 말할 때 가장 빛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를 비롯한 우리 모두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앨범에 닿은 윤하의 넉넉한 손길과 빈틈없이 담은 음악에 대한 열정, 인터뷰를 통해 느껴보자.

Q. 먼저 화보 촬영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린다.

오랜 만의 화보다. 아마 마지막 화보가 bnt였던 것 같다. bnt로 다시 인사를 드리게 돼 재미있었고 오랜만에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진행한 작업이었다.

Q.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앨범 준비하느라 세월을 많이 보냈다. 5집이 나오고 나서는 놀고 있는 기분이다. 밖으로 비치는 것도 많고 다음 곡 작업에 바쁘지만 즐기면서 지내고 있다.

Q. 12월27일 정규앨범 ‘RescuE’로 돌아왔다. 공백이 길었는데, 소감은?

사실 못 낼 줄 알았는데 세상에 나와서 좋다. (웃음) 이 앨범으로 일 년 내내 활동하려는 계획이다. 앞으로 새 싱글이나 신곡들이 나오겠지만 내게는 정규 앨범이 의미가 있어서 올해는 ‘RescuE’로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Q. 준비는 얼마나?

5년 5개월 만에 앨범이고 준비를 한 건 한 3년 정도. 지금의 앨범 콘셉트와 주제가 정해진 건 작년 여름이다. 그 후 반년 만에 나온 거라 사실 아주 오래 걸린 건 아니지만 그전에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엎어진 경우가 많아 인사드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Q. 앨범 재킷이 참 예쁘다. 재킷 콘셉트 기획은 윤하 씨가 직접?

이번 앨범은 내 손이 안 거친 곳이 없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이 되어 있는 앨범 안의 아트 워크 사진은 최랄라 작가와 함께 했다. 사진 위에 페인트를 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분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진을 만든다. 앨범 안에 빨강, 파랑 등 의미를 주는 오브제들이 있는데 하나하나 해석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앨범 실물을 만져보면 더욱 색다르다. 뒷면을 액자 형태로 제작한 것, 재킷 커버 이미지를 교체할 수 있도록 카드 형식으로 제작한 점, 카드형 재킷 이미지의 뒷면이 모이면 퍼즐이 완성되는 아이디어 등 다양한 재미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앨범이다. 요즘에는 CD를 소장하려고 사지 않나. 고심해서 만든 음악은 물론 어떻게 두면 예쁠까 고민해서 만든 앨범이다. 실제로 구매해서 직접 만져보시면 좋을 것 같다.

Q. 앨범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많은데

의견이 조금 갈린다. 혹평까진 아니지만 예전의 윤하가 더 좋았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 내 앨범은 꾸준히 의견이 나뉘어 왔다. 지금이 중간 밸런스를 맞춘 게 아닌가 싶어 다양한 피드백이 오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Q. 앨범 색채에 변화를 준 듯하다. 그루비룸과 함께 작업하게 된 배경

지금 회사로 오기 전에 몸담았던 레이블에 함께 있었던 친구들이다. 트렌디한 블랙 베이스 음악들을 하는 친구들이라 나와는 길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다. 앨범 준비를 하면서 갈팡질팡할 때 그루비룸이 손을 내밀어 줬다. 이들과 함께 한다는 보도 기사가 나가고 나서 ‘윤하와 그루비룸의 다른 색채’를 이유로 우려하는 반응들도 많았지만 워낙 나에 대한 인사이트가 훌륭한 친구들이라 수월하게 접점을 찾아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

Q. 앨범 전반에 그루비룸의 영향이 컸을 것 같다.

뭐랄까. 그루비룸 친구들이 내게 새 옷을 입혀준 것 같은 느낌이다.

Q. 이번에도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은?

다 애착이 간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으니 한 곡을 꼽기 어렵지만 지금 시기에는 ‘답을 찾지 못한 날’이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다. 올해 내내 시기마다 다른 곡을 추천드릴 예정이다. (웃음) ‘답을 찾지 못한 날’은 앨범에서 가장 먼저 완성된 곡으로 조금 서늘한 곡이다. 스케치 단계부터 혼자 만들던 곡이라 신년 계획을 세우는 이맘때와 잘 맞을 것 같아 추천한다.

Q. 곡 작업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하늘에서 무언가 내려오는 타입이 아닌 책상에 붙어있어야 곡이 나오는 타입이다. 창의적인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할 때 좋은 게 나오는 걸 보고 예술가들과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 안에서 시너지를 내는 걸 좋아하는 편.

Q. 크리에이터 중 가깝게 지내는 사람을 꼽자면

이번 앨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최랄라 작가, 일루민 감독, 보이콜드, 그루비룸 등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게 생기는 것 같다. 참 좋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요즘 우울한 청춘들이 많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레스큐’라는 곡의 가사에 ‘Only I can save myself’라는 구절이 있다. 나도 한때 우울증을 앓기도 했고 좋지 않았던 시기들이 있었다. 주변에서 아무리 뭔가를 주려 해도 결국에는 내가 깨치고 나와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더라.

그런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의지박약이다, 나약하다고 얘기하더라도 귀담아듣지 말고,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타이밍’에 대한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 타이밍은 억지로 끌어당긴다고 오는 건 아닌 것 같다. 충분히 일련의 일들을 겪어야 올 수 있다. 스스로가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빛을 본다고 생각한다.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가수 이외 관심 있는 활동은?

아트의 영역에서는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첫 단계로는 누군가를 프로듀싱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프로듀싱을 하며 내 안의 음악적인 욕구를 좀 풀고 싶다. 라디오, 연기 등 플레이어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욕심내서 기회가 닿는 대로 하고 싶다.

Q. 과거 연기 경험이 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나 계획도 궁금한데

오디션에 합격하면 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웃음) 정 안되면 연습실 영상이라도 찍어서 올리면 어떨까 싶다. (웃음)


Q. 해외 활동 계획은? 특히 일본 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럴 것 같다. 해외 계획에 관련해 확실히 이야기된 건 없다. 단발성으로 해외 무대를 찾을 수는 있지만 일단은 오래 기다려준 한국 팬들에게 그간 못 보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다. 보다 재미있는 작업을 선보이고 싶어 일본 활동에도 공백을 두게 되는 것 같다.

Q. 어느덧 30대. 결혼은 언제쯤?

자동차 뒤에 붙이는 스티커 중 ‘먼저 가, 난 틀렸어’라는 문구를 인용하고 싶다. (웃음) 사람마다 각자의 타이밍이 있는 것 같다. 살면서 결혼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일단은 한 번 놓쳤으니 다시 한 번 오는 기회를 잡아야 가능할 것 같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일들, 옆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결혼은 나중 일로 미뤄놓고 싶다.

30대가 되면서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어진 것 같다. 정말 사랑한다면 평생 연애를 해도 되지 않을까. 가족들, 부모님을 생각하면 결혼을 하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면 정해진 틀에 갇히고 싶지 않다.

Q. 현재 교제 중인 사람이 있는지

없다. 너무나 깨끗해서 당장 파파라치가 붙어도 무방할 정도. (웃음) 연애는 하고 싶은데 귀찮은 것 같기도 하고.

Q. 연애관 혹은 이상형

최근에 인정을 한 게 있다. 과거 이상형을 설명하며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지내다 보니 외모가 굉장히 중요하더라. (웃음) 나는 그런 사람이더라. (웃음)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통계를 내보니 꽃미남 얼굴에 애교가 많은 남자친구를 선호하더라. 팍팍한 삶 속에서 나를 웃게 하고 라이프스타일이 잘 맞는 사람이면 좋겠다.

Q. 어떤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과 잘 맞나

여태 만난 분들은 모두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막상 데이트를 할 때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니지만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 참신한 표현방식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것 같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는 연예인은 배우 김지원.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만나고 있다. 가수 백아연과는 예전부터 친해 셋이 몰려다니는 편. 여기에 내 친동생까지 껴 넷이서 접시 깨는 모임을 자주 갖는다. 지원이와는 첫 소속사가 같아서 전우애 같은 게 있어 친해지게 됐다. 지원이와는 시차가 맞아서 둘 다 밤을 꼴딱 새우다 아침에 잠드는 편이라 잘 맞는다.

Q. 눈길 가는 후배 가수

너무 많은 것 같다. 요즘에는 후배라는 생각보다는 멋있다는 생각이 더 크다. 개인적으로 딘 씨의 팬인데, 얼마 전 비주얼 비디오를 공개했더라. 그 행보도 참 멋있는 것 같다. 볼빨간사춘기처럼 색이 확실한 노래를 하는 친구들, 아이돌 친구들의 예쁘고 실력 있는 모습에 감탄할 때도 많다. 가요계가 훨씬 다채로워져 서로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 좋다. 그만큼 그 안에서 살아남기는 힘들어졌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최근 라디오에서 만났던 샘김과 함께 해보고 싶고, 오프온오프의 콜드 씨도 러브콜을 해보고 싶은 보컬이다. 대부분 남자 보컬과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Q. 올해 활동 계획

3월 9일과 10일 양일간 블루스퀘어에서 ‘레스큐’ 앵콜 콘서트를 한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더워지기 전에 신곡을 한곡 더 들려드리고 싶어 작업 중인 곡이 있는데 그 또한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오래 기다려준 팬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Q. 예능프로그램 출연 계획은?

이번 인터뷰를 빌어 예능프로그램 PD님들께 러브콜을 보내고 싶다. 직접 PD님들에게 말씀드리면 ‘윤하 씨는 아티스트 느낌이 너무 강해 예능 출연은 잘 안 하지 않나’라는 식의 반응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웃음) 그간 예능을 많이 했던 편인데도 불구 편집이 많이 돼 나온 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30대가 되니 무서울 게 없더라. 전보다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토크쇼보다는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너무너무 고맙다. 팬들은 내게 너무 애틋한 사람들이다. 해주고 싶은 게 되게 많은데 어느덧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부터라고 하기에는 이미 많은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지금보다 더 재미있게,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윤하의 콘텐츠가 하나의 유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올해 더욱 열심히 뛰어다닐 테니 많이 기대해주시고 자주 봤으면 좋겠다.

에디터: 마채림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석지혜
의상: 스타일난다, 르이엘, 퓨자
슈즈: 아식스타이거
액세서리: 악세사리홀릭, 도나앤디
아이웨어: 프론트(Front)
백: 네이버 해외직구 편집샵 토툼(TOTUM)
헤어: 쌤시크 보리 디자이너
메이크업: 쌤시크 오모레 실장
장소: 살롱드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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