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서 월세 받듯"…월 지급식 펀드로 노후 대비 해볼까

입력 2019-09-10 17:03   수정 2019-10-04 15:23


매달 정해진 현금을 지급받는 월 지급식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펀드 가입만으로 다달이 월세를 받는 건물주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월 지급식 펀드는 목돈을 갖고 있지만 고정 수입이 없고 노후 생활비가 필요한 은퇴자 등에게 적절한 상품이라는 평가다. 매월 투자 수익의 일정 비율을 분배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일찍 진행된 일본에서 은퇴자를 중심으로 과거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떠올랐던 배경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 성과가 부진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월 지급식 펀드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률 쏠쏠한 월 지급식 펀드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48개 월 지급식 펀드 가운데 올해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5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채권형 펀드 역시 평균 2%대 수익률을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월 지급식 펀드에서 매달 창출되는 분배금은 펀드 수익률과 상관없이 책정된다. 예를 들어 분배금 비율이 월 0.5%인 월 지급식 펀드에 1억원을 가입했다면 매달 50만원을 받아가는 식이다. 통상 분배금은 월 0.4~0.6% 수준이다. 분배금 비율은 가입자가 아니라 운용사에서 운용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국내 월 지급식 펀드는 설정액이 7100여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일반 주식형 펀드를 선호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도 대부분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월 지급식 펀드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편이다.

일본에서는 월 지급식 펀드 규모가 30조원에 달한다. 일본 베이비부머 은퇴와 맞물리면서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자들이 올해만 80만 명, 내년엔 9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 자금을 이용한 월 지급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질 것이란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제 살 깎아 먹기’식 투자는 피해야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월 지급식 펀드는 글로벌 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피델리티월지급식글로벌배당인컴’ 펀드다. 이 상품은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16.92%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 월 지급식 펀드 수익률 중 가장 높다. 이 펀드의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7.85%다. 해외 우량 배당주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한화월지급이머징국공채증권’은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15.00% 수익을 냈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4.96%로, 월 지급식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월 지급식 펀드는 분배금이 수익률보다 높다면 ‘제 살 깎아 먹기’식으로 투자 원금이 줄어들 위험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연 분배율이 6%인 월 지급식 펀드가 같은 기간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고 8% 수익률을 냈다면 2%포인트만큼 재투자된다. 그러나 반대로 연 분배율이 펀드 수익률보다 높으면 원금을 그만큼 깎아 먹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기준가가 오르면 월 분배금에 대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한다”며 “펀드 수수료와 세금 등을 내고 나면 원금을 까먹기 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호한 상품보다는 공격적인 채권형 펀드로 수익을 내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월 배당액+α’만큼 수익을 내야 하는 운용사들은 다양한 방식의 월 지급식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투자증권이 출시한 ‘한국투자 USD 월지급식 랩’은 매월 투자 원금의 0.4%를 미국 달러로 배당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환차익까지 노리는 전략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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