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재인 정부 규탄' 광화문 총집결…'보수 vs 진보' 勢대결 격화

입력 2019-10-03 17:40   수정 2019-10-04 01:35


‘조국 찬반’으로 나뉜 진보·보수 진영의 ‘세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개천절인 3일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보수를 표방한 기독교, 대학생 단체 등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총집결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 집회의 맞대응 성격이다.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운 집회 참가자들은 ‘문(文)정권 심판, 조국 구속’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현 정부를 강력 규탄했다.


범보수 총집결, 세 과시 나서

한국당과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의원 30여 명,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 등이 대거 나왔다. 조원진·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주요 보수 인사와 단체들이 모두 나왔다. 범보수 진영이 동시다발로 조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도심에 집결한 것이다.

황 대표는 연단에 올라 “조 장관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없애 버렸는데 조국에게 몰리는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이 국정과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인가”라며 ‘조국 구속하라’ 구호를 유도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게이트’는 단순히 윤리의 실종, 도덕의 추락이 아니라 범법의 문제”라며 “사모펀드나 서울시 지하철의 400억원이 넘는 사업에 관련된 정권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 집회’를 지켜본 보수 진영의 “여기서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 사태에 맞서는 청와대와 여권, 진보 진영에 ‘반문(반문재인)’ 측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분노를 느낀 것”이라며 “보수들의 행동을 촛불 집회가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여야 세 대결 본격화

정치권에선 ‘촛불’과 ‘태극기’ 진영의 본격적인 세 대결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당장 5일 다시 열릴 예정인 진보 측의 서초동 촛불 집회에 지난주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이란 예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최창열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은 “약자나 야당의 최후 수단인 장외 집회를 여권에서 주도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며 “더구나 여당이 ‘검찰 개혁=조국 지지’란 프레임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진영 간 거리 투쟁 양상의 세 대결이 길어질 경우 집권 여당의 정치적 책임이 불거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당은 공식적·표면적으론 장외 집회에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당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소속 전·현직 의원, 단체장들이 참석하는 등 사실상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율 교수는 “여권에서 먼저 시작한 ‘거리 투쟁’으로 정치와 국정은 실종되고 대규모 집회로 인한 사회적 손실만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모이자 여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국민이 하나 돼야 할 개천절에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예상밖으로 많은 인원이 모이자 당황한 모습도 보였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조국 찬반으로 사회가 양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수층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경우 정권 차원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은 없다”는 설명이다. 개천절인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일상업무를 소화한 문 대통령은 오후에 태풍 ‘미탁’ 피해와 관련해 “인명피해가 적지 않아 가슴이 아프다”는 입장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검찰개혁 촛불집회’ 당시에도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틀 뒤 청와대 관계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숫자의 사람이 모였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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