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웅진코웨이 살 것"…넷마블이 나섰다

입력 2019-10-10 17:28   수정 2019-10-11 06:46

마켓인사이트 10월 10일 오후 4시25분

한국 1위 렌털업체인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이 깜짝 등장했다. 기존 후보 중에선 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이 참여해 넷마블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이날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한 결과 넷마블과 베인캐피털 등 복수의 후보가 참여했다.

넷마블은 지난 8월 예비입찰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기존 후보들의 인수 의지가 낮다고 판단한 웅진그룹이 본입찰 흥행을 위해 직접 접촉해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을 거쳐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된 네 곳 중 SK네트웍스, 외국계 PEF 칼라일,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과 국내 PEF 린드먼코리아 컨소시엄은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넷마블의 참여로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애초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SK네트웍스가 일찌감치 본입찰 불참을 선언하면서 거래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넷마블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단숨에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웅진코웨이는 몸값이 최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대형 매물이다. 매각 측은 인수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 등을 검토한 뒤 이르면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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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웅진코웨이 인수전 깜짝 등장…국내 1위 '렌털 플랫폼' 사업에 주목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넷마블


넷마블은 올초 매물로 나온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 쌓아놓은 실탄을 기반으로 게임 외에 신사업 진출을 활발하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한 것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이 외에도 레고업체 인수 등 다양한 인수합병(M&A)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사진)은 게임사업 확장뿐 아니라 이종 산업 진출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며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여도 방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가 국내 1위 렌털사업자이자 플랫폼 업체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웅진렌털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렌털 계정은 국내에서만 600만 개, 해외를 합치면 700만 개에 달한다. 국내외 2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조직(코디)도 거느리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 인수 본입찰에 참여했다”며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IT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체들의 이종 사업 진출은 중국 텐센트 등 글로벌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우수한 게임을 개발하더라도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텐센트 등 글로벌 게임 유통회사를 거쳐야 하고,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을 배분해야 하므로 실제로 개발사가 거두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실적 정체도 M&A 필요성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2017년 사상 최대 성적을 기록한 이후 실적이 감소세다. 2017년 연결기준으로 2조4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조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가량 줄었다. 올해 초 넥슨 인수전에 뛰어든 것 역시 독보적인 국내 1위 게임업체로 발돋움해 실적 감소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김정주 넥슨 대표가 매각을 철회하며 넷마블의 계획은 무산됐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를 되샀지만 자금난 끝에 3개월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코웨이 지분 25.08%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넥슨 인수를 위해 2조원 넘는 자금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웅진코웨이 인수자금은 크게 부담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본입찰에 제시한 금액도 꽤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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