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벤츠·BMW' 넘보는 볼보…'마마무 교훈' 신뢰부터

입력 2019-10-30 10:02   수정 2019-10-30 10:03


볼보가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만대 클럽' 입성을 앞두며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다만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볼보코리아가 판매한 차량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7974대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출시한 중형 세단 더 뉴 S60이 인기를 얻은 덕에 올해 브랜드 첫 1만대 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8월에만 2200대의 계약이 쌓인 더 뉴 S60을 월 400대 수준으로 국내 공급할 예정인데, 이 물량만 따져도 12월까지 예상 판매량이 9180대를 넘어선다. 다른 모델까지 감안하면 판매량 1만대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볼보코리아도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참에 국내 시장에서 메이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의도다. 한강변을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사회공헌 행사 '헤이, 플로깅'을 통해 대외활동을 강화하는가 하면 신차를 발표하며 경쟁 브랜드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직접 거론하는 모습도 보인다.

볼보의 이런 노림수는 시기적으로도 매우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에 피로감이 높아지며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발생한 시기에 '스웨디시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BMW와 아우디가 각기 차량화재·배출가스 조작 등의 악재를 겪으며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고, 이 공백을 노려 점유율을 높이던 일본 브랜드들도 정치 이슈 탓에 후퇴를 거듭하는 상황이기에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 자리를 두고 볼보와 경쟁할 브랜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에서 기존 강자들이 대거 밀려난 탓에 대중에 널리 알려진 프리미엄 브랜드로 꼽을 곳이 제한적"이라며 "현 추세를 보면 벤츠, BMW, 볼보의 3강 구도도 그려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볼보가 국내에서 메이저 프리미엄 브랜드 지위를 차지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배정물량이 적어 대기 기간이 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지난 9월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은 116대, 중형 왜건 V60은 108대가 판매됐는데, 두 모델 모두 대기 기간이 1년에 육박한다. 인기가 낮아 적게 팔린 것이 아니라 국내 배정물량이 지나치게 적었던 셈이다.

차량 인도 지연은 소비자 이탈로 이어진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급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배정물량이 제한됐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량이 많아지면 부품 공급과 정비 수요도 급증하게 된다"며 "정비 수요 부담이 크다면 공급을 제한하는 것도 가능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차량에 대한 높은 신뢰도에 비해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16년 하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엔 스웨덴에서 생산된 차만 팔겠다"고 장담했지만 2019년형 S90부터는 중국산 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볼보는 올해 하반기에도 구설에 올랐다. 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방송을 통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직후 볼보 XC40을 구매해 인도받았다고 밝힌 탓이다. XC40은 대기기간이 긴 차량으로, 화사가 면허를 취득한 뒤 차량을 계약했다면 8~10개월을 기다렸어야 한다. 차량 인도를 기다리는 소비자 사이에서는 볼보코리아가 대기 순서를 바꾸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쏟아졌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메이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으려면 국내 공급을 늘리면서도 원활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질적인 경쟁 브랜드에 비해 신형 차량을 경쟁력있는 가격에 공급하는 만큼 일부 조건만 더 갖춘다면 국내 시장에서 메이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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