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여행지 갈까, 박물관 가볼까…떠나자! 겨울여행

입력 2019-11-18 15:17   수정 2019-11-18 15:27


겨울이 왔다. 춥다고 집안에 웅크리지 말고 특색 있는 여행지로 떠나면 다른 계절에는 느낄 수 없는 겨울 여행만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추운 겨울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익하고 흥미로운 겨울 여행을 소개한다. 문학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문학여행지와 특별한 준비 없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으면서 유익한 미술관, 박물관 투어, 우리 삶에 밀접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이색적인 현장을 접할 수 있는 팩토리 투어, 토박이들이 알려주는 숨은 명소 등은 겨울에 딱 맞는 여행 아이템이다.

문학을 찾아 떠나는 여행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김유정문학촌은 <봄봄> <동백꽃>을 쓴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에 조성된 문학 마을이다. 김유정 생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김유정기념전시관,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춘 김유정이야기집 등이 있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생가 중정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김유정의 많은 작품이 이곳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였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옛 신남역에서 이름을 바꾼 김유정역은 빈티지 느낌 가득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명소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중년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노래 ‘향수’는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였다. 충북 옥천에 있는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옥천 구읍의 실개천 앞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이 자리한다. 정지용의 시를 테마로 꾸민 장계국민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전남 순천은 문학 여행지로 손꼽힌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정호승의 시 ‘선암사’ 첫 행이다. 1999년에 나온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 실렸다. KTX도 다니기 전이다. 그가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라며 “실컷 울어라”고 말한 장소는 선암사 해우소다. 선암사의 보물이 승선교만이 아님을, 아름다운 것만이 보물이 아님을 일깨운다. 송광사 불일암도 문학의 향기가 짙다. 법정 스님이 1975년부터 1992년까지 기거하며 글을 쓴 곳으로, 대표작 <무소유>는 1976년 작품이다. 순천만습지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속 ‘무진’이다. 일상과 이상, 현실과 동경의 경계가 어우러진 풍경이다. 가까이 순천문학관이 있어 그의 문학세계를 살펴보기 좋다.

경북 안동 권정생동화나라는 낮은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 주옥 같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 권정생 선생의 문학과 삶이 담겨 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선생이 생전에 머무른 일직면의 한 폐교를 문학관으로 꾸민 곳이다.

토박이들이 알려주는 숨은 명소

울산은 팔색조 매력이 있는 도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분야 국내 대표 산업단지와 순천만에 이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동해, 대왕암공원, 간절곶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다. 이런 울산의 풍광을 울산대교전망대에서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 2015년 울산대교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울산대교전망대는 지상 4층 구조에 높이 63m로, 실내 전망대와 야외 테라스, 기프트숍, 카페, 매점, 가상현실(VR) 체험관 등을 갖췄다. 360도 통유리로 된 3층 실내 전망대가 하이라이트. 시원한 전망을 감상하고, 망원경과 문화관광 해설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광주 시민이 사랑하는 힐링 명소,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물가와 숲속을 거닐며 한가로운 늦가을 오후를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생태 연못, 습지 보전 지역, 호수 전망대, 메타세쿼이아 길, 버드나무 군락 등 볼거리가 풍성하고 포토존이 많아 나들이와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데크 산책로를 설치해 휠체어와 유모차도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입구 오른쪽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에코센터에서 스탬프 북을 받아 9개 지점에 설치된 스탬프 박스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기념품도 준다. 담양과 가까워 가사 문학 관련 유적지 식영정, 소쇄원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즐기기에 그만이다. 문화 예술의 도시 광주를 여행할 때 의재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다. 남종화의 마지막 대가인 의재 허백련을 기념하는 미술관이다.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는 2007년 폐교한 능암초등학교에 문을 연 정크아트 갤러리다. 정크아트는 쓰레기와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의 합성어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활용해 만드는 미술을 가리킨다. 충주오대호아트팩토리에는 국내 정크아티스트 1호 오대호 작가의 작품 1300여 점이 있다. 실내 전시관은 주제에 따라 모션 갤러리와 키즈 갤러리, 어린이 체험장으로 나뉜다. 모션 갤러리는 이름처럼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작품을 직접 움직여보는 공간이다. 코코몽, 둘리, 미키마우스, 뽀로로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는 키즈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제주에서 예술의 향기를

햇볕을 가리는 실용성부터 신분을 드러내고 멋을 내는 용도로 쓰이던 옛 모자, 갓의 본고장이 제주다. 말 꼬리털이나 갈기털로 갓모자를 만들고 실처럼 가는 대나무살로 양태를 제작하던 공예는 이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4호 갓일 양태 보유자 장순자 장인과 전수자의 손끝에서 전해지고 있다. 갓의 역사와 변천사, 작품을 만나고 선비체험을 원한다면 갓전시관을 찾을 만하다. 벼가 귀했던 제주에서 지푸라기 대신 억새와 띠를 이용한 풀 공예품 맹탱이는 제주식 바구니다. 대나무 용기 차롱은 요즘의 도시락 역할을 맡곤 했다.

눌(쌓아 놓은 볏짚 단) 형상의 외관과 서까래 구조의 인테리어가 이채로운 기당미술관도 이 가을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제주 출신 재일동포 사업가 기당 강구범 선생에 의해 설립된 국내 최초 시립 미술관이다. 폭풍의 화가 변시지 화백의 작품과 기당 선생의 형 강용범의 서예 작품이 상시 전시 중이다.

제주도 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제주 2019가 28일부터 나흘간 마련된다. 김성오를 비롯한 제주 작가 특별전을 통해 제주 미술의 흐름도 살펴보고, 갤러리로 꾸며진 호텔 객실에서 로버트 인디애나, 제프 쿤스, 이왈종 등 국내외 유수 작가의 작품 전시와 판매가 이뤄진다. ‘아트제주위크’ 기간에는 도내 여러 문화예술 기관의 무료 입장 또는 입장료 할인 이벤트가 열린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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