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집 내놓은 은성수 금융위원장…"12·16 부동산대책, 서민 위한 정책"

입력 2019-12-17 16:32   수정 2019-12-17 17:08


서울 서초구와 세종시에 각각 9억3000만원, 2억900만원짜리 아파트를 보유 중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어제 오후 5시께 (세종시 아파트) 세입자에게 (집을 팔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공직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는 청와대의 권유에 빠르게 반응한 것이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아펠가모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청와대가 공무원들에게 집을 팔라고 했는데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로써 은 위원장은 청와대의 주택 매도 권유에 공식적으로 답한 첫 번째 고위 공직자가 됐다.

정부는 지난 16일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담보 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를 20%로 낮추는 내용의 '12·16 부동산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놨다.

동시에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비서실과 안보실의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부동산대책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수도권 내에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 고위공직자들의 경우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금지와 관련해 '15억원 이하 집들의 집값이 오르면서 중산층이 서울에서 집 사는 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산층이 집 살 기회를 박탈했다.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이 있는데 반대로 가격이 계속 오르면 중산층이 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라면서 "대출이 안 나와서 집을 못하거나 집 값이 올라서 집을 못 사거나 두 가지 경우인데, 결과적으로 가격이 안정되는 것이 중산층의 내집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은성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청와대가 12·16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고위 공직자가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할 경우 1채만 놔두고 팔라고 권유했는데.

-저도 당연히 해당된다. 마찬가지 계획을 갖고 있다. 어제 오후 5시에 세입자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

▲12·16 부동산대책에서 15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 전면 금지 했는데 그렇게 되면 15억원 이하 집 값이 오르게 되고, 중산층이 서울에서 집 사기가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부분도 충분히 검토가 된 정책인가.

-당연히 충분히 검토가 됐다.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대출을 금지한다고 15억 이하 주택의 가격 오른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왜 그렇게 되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게는 이야기할 수 있다. 중산층이 집 살 기회를 박탈했다.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해서 가격이 계속 오르면 LTV만 갖고 중산층이 집을 살 수 있느냐라는 의문이 든다.

결국 대출을 못 받아서 집을 못 사는 것과 가격이 올라서 못 사는 것 중에서 뭐가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가격이 안정되는 것이 중산층 내집 마련에 도움되지 돈을 영원히 빌려서 가격 오르는데 집 사는 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사례 보면 정책이 발표되고 실제 대출이 집행되는 은행 등에서 혼선이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은행협회장님께도 부탁드렸고 혼선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잘 작동 되고 그렇게 됐을 때 결국은 서민을 위하는 정책, 젊은이를 위한 정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이 생각보다 강하다. 초법적이다' 이런 말씀도 하시는데, 그 목적이 결국은 젊은이들이나 서민들에게 집 살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니까 이해해주시고 협조해 주셨으면 좋겠다.

▲(서초구와 세종시 집 가운데) 어느 집을 파신 건가.

-이건 개인적인 건데. 세종시 집이다. 어차피 서울에서 살 거라서. 옛날에 세종시로 가서 근무할 생각으로 샀던 거니까. 청문회 때도 집 사고 나갈 때 팔겠다고 했다.

청와대 노영민 실장께서 비서관급 이상에게 (집 팔아라고) 6개월의 시한을 줬다. 댓글 보니까 '또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 그러던 말도 있던데 (그건 아니다)

▲댓글도 보는가.

-정책 어떻게 평가받는지 이런 것 확인해야 해서 보게 된다.

▲9.13 부동산대책이 워낙 강해서, 이번 대책은 대출이 포함될 거라 생각 안 했는데 강한 대책이 나왔다.

-부동산대책이 4가지 방안이 있는 것 같다. 금융, 세제, 거래질서, 공급인데. 제일 빨리 조치할 수 있는 게 금융이다. 발표하고 내일 바로 조치할 수 있으니까.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은 국회도 가야하고 그러니까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은 임팩트 있게 바로 효과가 나오니까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대출 금지했는데, 그러면 향후 이 기준이 9억원 등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는 건가.

-부동산 가격을 우리가 냉정히 따져보면 너무 올랐다. 비정상적인 게 사실이다. 우리가 처음에 직장 생활을 해서 월급이 나오지 않나. 아파트 가격이 월급, 연봉의 몇 배 계산하고. 어렸을 때 부모님들이 그 당시 집 한채는 쌀 몇 가마로 이야기하고 계산하고 그렇게 감을 잡았는데.

그런데 지금은 이런 계산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한테 집 사라고 말한다는 게 어른들이 잘 못하는 거다. 현금수입 없이 집 값이 올라가는 건 바람직한 건 아닌거 같다. 저희가 생각할 때 이런 대책이 장기적인 효과 있을 거라고 본다.

▲집 값이 낮아지는 하향 안정화를 목표로 하는 건가.

-정부가 방향성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일단 안정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환율 안정화가 환율 떨어뜨린다는 건 아니지 않느냐. 정부가 개입해서 안정화라고 하고, 하향이라고 믿는 거다. 정부는 안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14억원 되는 집 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15억원 되는 집 값이 내려오길 바라는 건가.

-저도 보유세도 많이 내는데 내려왔으면 좋겠다. '나는 집이 1채가 있다'. 그러면 의미가 없다. 집 팔고 현금 있을 때 의미가 있는거다. 이걸 팔아도 이쪽 가려면 또 이쪽이 비싸니까. 그러면 이 집이 좀 내려가고. 그랬으면 좋겠다. 집 값이 올라가는 게 꼭 행복하지는 않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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