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예금 400조' 쟁탈전 킥오프…손바닥 위 '오픈뱅킹' 시대[종합]

입력 2019-12-18 11:42   수정 2019-12-18 13:47


하나의 은행 앱에서 다른 금융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 시스템이 18일 전면 시행됐다. 은행 계좌에서 잠자고 있는 약 400조원 자금을 쟁탈하기 위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계좌 이체 등의 수수료는 건당 500원에서 20분의 1 수준인 20~30원으로 대폭 내려갔다.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 핀테크 업체들의 혁신 활동이 기대된다. 다만 착오 송금, 보안 문제 등에 대한 이슈도 여전한 만큼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 시범 50일 만에 300만명, 700만 계좌 등록

오픈뱅킹은 계좌조회, 이체 등의 서비스를 표준방식(API)으로 만들어 다른 금융 사업자에게 개방하는 걸 말한다. 그동안 은행 서비스는 거래 은행 수만큼 모바일 앱을 깔아 사용해야 했다. 3개 은행 계좌를 갖고 있으면 3개의 앱, 5개 은행 계좌는 5개 앱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들은 거래 은행 수만큼 앱을 깔지 않아도 된다. 편리한 하나의 은행 앱을 통해 다른 은행의 입출금 이체, 잔액·거래내역·계좌실명·송금인 정보 조회 업무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게 됐다. 토스, 카카오페이, 핀크 같이 은행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은행 제휴라는 첫 번째 문턱을 넘어서도 건당 5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내야 했지만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이런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핀테크 기업의 다양한 금융혁신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

◆ 고객 떠날까…은행 '앱 사용률' 떨어질 수도

은행 입장에서는 자사 은행 앱 사용률이 떨어지고 소비자 이탈이 발생하는 상황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느리고 불편한 앱은 당장 외면 받는 상황이 됐다"면서 "소비자 유치보다 소비자 이탈을 걱정해야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기존 앱을 개편하고 오픈뱅킹 가입 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이탈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특화 서비스를 마련해 편의성을 개선하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킨 전면 시행에 맞춰 '간편앱출금', '꾹이체', '바로이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간편앱출금의 경우 타 은행 계좌에서 출금 신청을 하면 신한은행 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출금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에 등록된 타은행 계좌의 출금과 조회를 '껐다 켰다(ON·OFF)' 하는 기능을 신설했고, KEB하나은행은 환전지갑, 해외송금 등 모든 금융거래에 오픈뱅킹을 접목시키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타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한 번에 우리은행 계좌로 모을 수 있는 '집금 기능'을 내놓을 예정이다.

◆ 편리하지만 '착오 송금·보안 문제' 우려도

오픈뱅킹이 전면 시행되면서 편의성은 크게 개선됐지만 계좌를 착각해 다른 곳에 입금하는 '착오 송금'이나 보안 문제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보낸 은행과 받는 은행만 있었지만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보낸 은행, 받는 은행에 송금한 은행이 별도로 표기된다. 착오 송금이 발생할 경우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돌려 받아야 하며,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 지 등의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계좌조회, 이체 등의 서비스를 표준방식으로 만들어 모든 금융 사업자에게 개방하기 때문에 향후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 "해킹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0%에 가깝다"면서도 "혹시라도 보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금융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범 운영 기간에 앱 자체의 오류로 민원이 들어오긴 했지만 별다른 문제 업이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면 시행 이후에는 특별한 소비자 불만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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