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K] 허리케인 이재민 살린 K밀폐용기…美홈쇼핑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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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2-19 08:30   수정 2019-12-19 08:31

[넥스트K] 허리케인 이재민 살린 K밀폐용기…美홈쇼핑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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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앤락을 사용한 덕분에 우리는 살았습니다. 허리케인이 오기 전 조리한 음식과 과자, 약을 모두 락앤락에 넣었습니다. 허리케인에 전기가 나갔지만, 15일 동안 락앤락에 넣은 음식을 먹으며 버텼습니다. 음식은 전혀 새지 않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선했습니다. 락앤락 없었다면 우리는 살아날 수 없었을 겁니다. 전 락앤락을 더 구매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놀라운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주세요."


미국 텍사스주 산타페에 사는 메리 드류퍼스(Mary Dreyfus)가 2008년 락앤락에 보낸 편지의 일부분이다. 2008년 9월13일 텍사스주엔 초특급 허리케인 아이크가 상륙했다. 이 허리케인에 100명이 넘는 사람이 희생됐고, 재산 피해만 270억달러(약 31조5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극심했다. 허리케인 폐허에서 드류퍼스를 살린 건 한국산 밀폐용기 '락앤락'이었다.

한국 밀폐용기(K밀폐용기)를 대표하는 락앤락은 해외에서도 뛰어난 밀폐력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락앤락 본사에서 김용선 미주팀 팀장, 김형석 유럽팀 팀장과 만나 락앤락의 해외 진출 성과를 들어봤다.

◆ 따라올 수 없는 밀폐력…하루 홈쇼핑 20만개 판매

락앤락은 지난달 초 미국 QVC 홈쇼핑에서 '1일 특별 제품(Today's Special Value)' 코너를 통해 20만 세트를 팔았다. 1일 특별 제품 코너는 하루 동안 1개의 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 통상 QVC는 7~8분에 1개 제품을 소개할 정도로 쪼개져 있지만, 락앤락은 전략 제품으로 선정되서 하루 종일 중간 광고 형태로 노출됐다. QVC 홈쇼핑의 특별 대우를 받는 'VIP'인 셈이다.

김용선 락앤락 미주팀 팀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락앤락에 쿠키를 담아 선물할 수 있도록 특별 패키지를 꾸렸다"며 "2001년 미국 첫 방송 땐 5000세트를 매진시켰고 초창기엔 4만세트를 팔았지만, 점차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올해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으로 미국 QVC 매출액은 372억원에 달한다. 올해 미국 QVC의 락앤락 수주액은 작년보다 53%나 증가했다. 3분기 기준 QVC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3447억원) 중 10.8%에 해당한다.

강력한 밀폐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 인지도가 확산한 덕분이다. 김용선 팀장은 "1세대 용기는 사용하다보면 뚜껑이 잘 닫히지 않는 등 내구성이 떨어졌지만, 락앤락이 밀폐용기에 대한 개념을 처음 실현했다"며 "미국에선 장애인이 한 손으로 락앤락을 열 수 있게 돼 기쁘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미국이 오븐 요리를 즐긴다는 점을 감안해 2017년 내열유리 소재 대용량 용기도 출시했다. 파티에서 먹고 남은 케이크를 용기에 보관하는 일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 2017년 QVC 홈쇼핑에 출시한 내열유리 제품은 1년간 매출이 4.5배나 뛰었다.



◆ 독일에선 젖지 않은 지폐로 '특수'

락앤락은 유럽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누적 3분기 기준 유럽 매출은 작년보다 34% 증가했다. 락앤락은 2004년 독일 QVC 홈쇼핑에서 하루 만에 4만 세트를 팔면서 시장에 입지를 다졌다. 유럽 내 기준이 가장 까다롭다는 독일식품용품법(LFGB)도 통과하면서 품질력을 확보했다.

QVC 독일 홈쇼핑에선 락앤락의 밀폐력을 자랑하기 위해 돈을 락앤락에 넣고 수조에 담근 뒤 잉크를 뿌렸다. 그 뒤 락앤락을 꺼내 지폐에 잉크가 묻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형석 락앤락 유럽팀 팀장은 "서양음식이 국이나 찌개가 없는 탓에 국물이 밀폐된다는 걸 보여줄 만한 소재가 없었다"며 "시각적으로 건조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솜사탕을 락앤락에 넣거나, 심지어 핸드폰을 넣은 뒤 수조에 담가 핸드폰이 울리는 지 확인하는 식으로 락앤락의 성능을 보여주는 연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럽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독일에서 밀폐용기 외에도 텀블러를 추가로 선보이면서 매출을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독일 QVC 홈쇼핑의 수주액은 작년 대비 68%나 늘었다. 지난해 말 텀블러 2만4000개를 시범 판매한 결과, 완판을 기록하면서 올해 하반기 텀블러 12만개를 추가로 선보였다.

김형석 팀장은 "QVC에선 최근 텀블러도 1일 특별 제품으로 선보이면서 호응을 얻었고, 내년 4월엔 에코 제품을 방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영업법인을 세운 뒤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영국에 에코 밀폐용기를 선보이면서, 영국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세인스버리 마트에 입점했다.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유럽 시장에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락앤락 에코'가 통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분쇄한 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하는 만큼, 색깔은 무작위(랜덤)로 나온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락앤락은 세인스버리 모리슨스 등과 같은 대형할인점과 슈퍼마켓 주방용품 전문점 등 총 1만4000여개 판매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영국 왕실 전용 백화점으로 불리는 해러즈 백화점에도 입점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 텀블러로 밀레니얼 세대 '공략'

락앤락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과제로 밀레니얼(1980~1990년대 출생자)·Z세대(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 공략으로 정했다. 주요 소비층인 40대~60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입소문 효과를 꾀하고 있다.

김형석 팀장은 "유럽에선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 먹는 편인데, 먹고 남은 칠면조를 락앤락 통에 넣어서 자녀들에게 전달한다"며 "자녀들이 락앤락의 브랜드나 밀폐력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구매층으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텀블러로 인지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을 담당하는 김용선 팀장은 "락앤락 텀블러는 젊은층 이미지에 맞는 구조"라며 "대학교의 로고를 텀블러에 박아서 학교 굿즈로 활용하는 전략을 짜고 있으며, 이를 통해 10대 후반까지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럽에선 영국의 유명 헬스트레이너인 조 윅스와 함께 이벤트도 전개하고 있다. 조윅스가 만드는 다이어트 식단 프로그램에 락앤락이 협찬했다. 락앤락 제품에 넣은 점심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식으로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밀프렙(Meal Prep)에 락앤락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밀프렙은 식사(Meal)과 준비(Preparation)의 합성어로, 일정 기간 먹을 도시락 양을 한꺼번에 만들어 끼니별로 용기에 담아 꺼내 먹는 방법을 뜻한다.

김형석 팀장은 "주말마다 장을 본 뒤 통마다 당근, 양파 등을 넣어놓고 매일 저녁마다 볶아먹거나 렌지에 돌려먹는 것이 트렌드"라며 "이런 용도로 락앤락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국·네덜란드도 성장세"…미국 전역 공략

더불어 해외 판매처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에선 아마존으로 온라인 채널을 공략하고, 오프라인 판매처도 추가한다. 최근 락앤락은 최대 쿡웨어 유통 기업 마이어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김용선 미주 팀장은 "앞으로 2년 동안 10대 유통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메이시스 백화점도 내년에 입점할 예정"이라며 "월마트 코스트코 타겟과 같은 할인점 채널엔 중저가 제품을, 백화점엔 고급 제품군을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선 독일 외에 영국과 네덜란드도 성장세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럽시장에서 영국 매출 비중은 15%로 독일(70%) 다음으로 높다.

김형석 팀장은 "친환경 신소재 트라이탄으로 만든 '비스프리'도 내년 영국에서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네덜란드는 현지 마트의 로열티 프로모션에 락앤락 제품이 올라올 정도로, 브랜드 퀄리티는 입증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로열티 프로모션은 스티커를 20개 모은 고객에게 락앤락의 보온병·샐러드용기·죽통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홈쇼핑 QVC를 통해 락앤락은 쿡웨어 제품 확대 전략도 꾀하고 있다. 김형석 팀장은 "QVC에서 올해 쿡웨어를 시범 판매한 결과 반응이 좋아 내년 판매가 개시될 것 같다"며 "소형 가전 제품도 지난 2월 독일 소비자 박람회 때 출품했는데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락앤락은 해외에서 인지도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형석 팀장은 "아직까진 유럽에선 아직 50% 정도가 락앤락이라는 브랜드를 모르고, 남성 고객은 전혀 알 지 못하는 상태"라며 "2025년 정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락앤락을 알고 있고, 사고 싶을 때 오프라인이나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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