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파업자 줄었지만…협력업체는 폐업

입력 2019-12-30 14:08   수정 2019-12-30 14:10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지만 노조원의 외면에 참가율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3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날 부산공장 전체 근무자 2172명 가운데 1600명이 출근했다. 노조원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1727명 가운데 531명을 제외한 1196명이 출근해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파업 참가율은 30.1%로 집계됐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지난 20일부터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3335원(8.01%) 인상 △노조원 한정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추가 인력 채용 △임금피크제 폐지 △일시금 및 격려금 400만원 등 26개 항목을 요구한 바 있다. 사측은 기본급 인상에 난색을 표하며 △900만원 일시금 지급 △변동급의 고정급 전환을 통한 통상임금 인상 등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는데, 기본급 인상을 거부했다며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노조는 "부산공장 공시가가 1조1641억원"이라며 "조합원들의 노동강도로 농사를 지으면 금덩어리도 수확할 수 있다. 소를 키우든 농사를 짓든 경영진이 고민하라"고 압박했다. 하나 뿐인 공장을 팔아서라도 기본급을 인상하라는 주장이다.

노조원들은 강경한 투쟁 노선에 나선 노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23일 40.1%, 24일 37.4%, 26일 32.9%, 27일 32.5%, 30일 30.1%로 지속 하락 추세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관계자는 "파업 투표에는 찬성을 던졌지만 정작 파업에 참여하진 않는다. 파업을 협상 카드로 쓸 수는 있지만 실제 파업에 나서 회사와 직원이 공멸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점차 심화되는 노조원의 외면에 노조 집행부도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사측의 행태에 대한 분노는 어디갔느냐. 맞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소식지를 통해 '파업 동력이 줄어들수록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조합원들에게 묻고 싶다. 회사 안을 원하는가. 이대로 끝낼 것인가. 회사가 이기기를 바라는 조합원은 없다'며 파업 참여도 지속 독려하고 있다.

노조원의 파업 참가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생산대수는 평소의 3분의 1 수준인 200대에 머물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단일 생산라인인 탓에 일부 공정에서 차질을 빚어도 전체 생산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파업은 도장 등 일부 공정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르노삼성은 휴일인 28일과 29일에도 특근을 실시했다. 각각 654명과 772명이 출근해 309대와 238대 차량을 생산했다.

한편 르노삼성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지속되며 부산 강서구 한 협력업체가 31일 폐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이 업체는 한때 매출이 2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임단협 파행으로 노조가 올해 6월까지 10개월에 걸쳐 부분파업을 단행하며 다른 협력업체들과 함께 경영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지난해 임단협 타결 6개월 만에 파업이 재발되며 부산시에 위치한 협력업체들의 추가 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 2019년 4/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부산지역 제조업체들은 르노삼성 노사갈등과 부진 등으로 부품공급이 감소하고 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기원 르노삼성자동차 협력사협회장은 “지난번 장기간 파업으로 공장 가동률이 30% 이상 떨어졌었다”고 호소했다. 부산·경남 일대에서 르노삼성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125개에 달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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