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 2020 다시 뛰는 기업들] "수익률 年7%" 구조화상품에 보험사 '러브콜'

입력 2020-01-01 15:10   수정 2020-01-02 09:37

신한대체투자운용(이하 신한대체운용)이 미국 사모펀드(PEF) 칼라일과 공동 개발한 구조화 상품이 투자업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시 쓰이는 인수금융 가운데 이자와 수수료의 안정적 지급을 위해 마련되는 한도대출(RCF: revolving credit facility)을 활용한 최초의 금융 상품으로 다수의 국내 보험사가 투자에 참여했다. 칼라일이 특정 국가에서만 판매되는 상품을 현지 업체와 공동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대체운용과 칼라일은 최근 RCF를 활용한 구조화 상품에 대한 한국과 미국에서의 1차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클로징)했다. 한국에선 DB손해보험, 교보생명보험, 신한생명보험 등 8개 보험사가 총 3억3000만달러(약 3800억원)를 투자했다. 미국에서도 2억달러가 모여 총 5억3000만달러의 펀드가 조성됐다. 신한대체운용과 칼라일은 올해 초 진행되는 2차 투자자 모집을 통해 전체 펀드 규모를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로 늘릴 계획이다.

한도대출은 기업을 인수할 때 쓰이는 인수금융의 한 종류다. 인수금융의 구조는 크게 차입 원금인 텀론(term loan)과 안정적인 이자 지급을 위해 설정되는 한도대출로 구성된다. 한도대출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인수자가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게 돼 있다. 대부분 인수금융이 수익력이 없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이뤄질 뿐 아니라 텀론을 구성하는 선·중순위 대출채권에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위해선 적어도 이자와 수수료 등 운영비용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한도대출이 생겨났다.

한도대출의 비율은 전체 차입금의 5~20% 수준이다. IB들이 기업 인수를 위해 1조원을 빌린다면 이 1조원 이외에 500억~2000억원가량의 마이너스 통장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도대출의 실제 인출비율은 평균 10~15%에 불과해 IB들로선 수익률을 낮추는 ‘계륵’ 같은 존재로 통했다.

신한대체운용과 칼라일은 이 같은 맹점을 파고들었다. 계륵 같은 한도대출을 IB들로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전액 인출한 뒤 이를 안전성이 높은 트리플A(AAA)나 더블A(AA) 등급 국채 및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하고, 실제 한도대출 인출 요구가 이뤄졌을 땐 국채를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상환하는 구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3%대의 국채 수익률에 3.25% 수준의 한도대출 할인 수익, 0.75%가량의 국채 담보대출과 인수금융 간 차익을 합쳐 연 7%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신한대체운용은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 중 이뤄진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이 상품은 국내 보험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며 조기에 3억3000만달러 규모의 1차 클로징이 마무리됐다. 올해 상반기엔 투자자 범위를 연기금 및 공제회로 확대해 2차 투자 모집이 이뤄질 예정이다. 글로벌 PEF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등 다른 PEF들도 비슷한 구조의 상품 설계에 나서는 등 투자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대체운용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요한 보험사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면서도 수익률을 높였다”며 “그전까지 없던 상품을 국내 주도로 개발해 시장의 호응을 얻은 것이 최대의 성과”라고 말했다.

신한대체운용은 2017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별도로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를 모태로 설립됐다. 신한금융그룹 글로벌투자은행사업부(GIB)의 지원을 발판삼아 다양한 재간접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투자약정액 기준 6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한도대출

RCF. 기업을 인수할 때 활용되는 인수금융의 한 종류. 투자 원금에 대한 이자와 수수료의 안정적인 지급을 보장하기 위해 원금과 별도로 마련되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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