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선물세트 같은 뮤지컬 무대…'웃는 남자'로 2년 만에 돌아왔죠

입력 2020-01-17 11:23   수정 2020-01-18 00:44


흉측하게 양옆으로 길게 찢어진 입, 광기 어린 눈빛,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관객을 압도한다. 가난한 자들이 처한 비참한 세상을 보라며 가진 것을 나누자고 호소하는 입 찢어진 청년에게 여왕과 의원들은 코웃음을 친다. 모욕과 환멸을 느낀 그는 끝내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어 던진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웃는 남자’(연출 로버트 요한슨, 3월 1일까지)에서 그윈플렌 역을 맡은 그룹 엑소(EXO) 멤버 수호(김준면)다. 2018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출연이다. 엑소의 리더인 그는 음반 활동과 월드투어 콘서트는 물론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병행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데도 다시 뮤지컬 무대를 선택했다. 관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교감할 수 있어 좋단다. “저는 노래와 연기를 모두 사랑합니다. 그런 점에서 노래와 연기를 함께할 수 있는 뮤지컬은 제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지난 1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그가 한 말이다.

빅토르 위고의 명작 소설이 원작인 ‘웃는 남자’의 배경은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이다. 끔찍한 괴물의 얼굴에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간다. 입이 찢어진 채 가난하게 살아가는 그윈플렌의 고단한 삶을 통해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EMK뮤지컬컴퍼니가 5년에 걸쳐 175억원을 들여 완성한 창작 뮤지컬이다. 초연 당시 4개의 뮤지컬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쥐며 인정받았다.

지난 10일 첫 공연을 마친 수호는 초연 때보다 한층 성장한 실력과 성숙한 분위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더러운 상류사회에 머물 바에는 모든 걸 포기하고 차라리 괴물로 살겠다는 그윈플렌의 처절함이 담긴 격정적인 춤사위는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 그는 “초연에서의 아쉬운 점을 보완해 더 깊어진 나만의 그윈플렌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초연 때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가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캐릭터 분석에 도움을 받았어요. 이번에는 지난해 10월 개봉한 ‘조커’를 몇 번이고 돌려보며 그윈플렌과의 교집합을 찾으려고 했죠. ‘조커’를 계속 보면서 행동과 표현 방식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윈플렌 역은 수호 외에도 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과 가수 이석훈, 뮤지컬 배우 박강현이 번갈아 연기한다. 자신만의 강점을 묻자 수호는 “넷 중 막내여서 가장 귀여운 그윈플렌이다. 관객들도 내가 표현하는 그윈플렌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을까”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지난해 5월 소집해제 후 약 4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복귀한 규현에 대한 칭찬도 늘어놓았다. 그는 “직접 들어본 목소리 중 가장 감미롭다”며 “원래 좋다는 걸 알았지만 공연 연습을 하면서 가까이서 들어보니 한국에서 손꼽히는 목소리”라고 극찬했다. “‘웃는 남자’의 두 번째 공연에도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해요. 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극의 이야기도 초연보다 탄탄하게 정리가 잘 돼 연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웃는 남자’는 만족이 보장된 쇼니까 많이 보러 오세요.”

수호는 로맨스 드라마 ‘하와유브레드’로도 시청자를 만난다. KT의 유료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즌(Seezn)’의 올해 첫 오리지널 콘텐츠다. KT와 세이온미디어가 손잡고 제작한 10부작 드라마로, 17일 처음 공개됐다. 파티셰로 변신한 수호는 배우 이세영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10월엔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개된 허진호 감독의 단편 영화 ‘선물’에서 패기만만한 20대 청년 하늘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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