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脫원전 폐기, 원전 수출의 필수 조건

입력 2020-02-21 17:59   수정 2020-02-22 00:22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1호기에 대한 운영허가가 승인됐다. UAE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은 1만4000쪽의 운영허가 신청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185차례의 검사를 수행했으며, 2000건의 추가 자료를 요구한 후 최종 승인했다. 이제 핵연료를 장전하고 몇 개월의 시험을 거쳐 상업운전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원전 건설 계획부터 12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봐 UAE는 원자력 발전을 하는 최초의 아랍국가가 됐다.

UAE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운영허가 승인은 2009년 수주 당시 UAE가 높게 평가한 우리 원전의 안전성, 경제성 그리고 향후 100년간의 동반자로서 대한민국의 약속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실적으로 증명하는 쾌거다.

우리의 경쟁자였던 프랑스 프라마톰(2009년 당시 아레바)이 플라망빌에 건설하고 있는 EPR은 1기에 124억유로, 한화로 16조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우리가 바라카에 건설한 APR1400은 1기에 5조원 정도다. 경제성에서 우리의 완승이다. 게다가 우리는 외국회사로는 처음으로 APR1400의 미국 설계인증을 받았다. 프랑스와 일본은 미국 설계인증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리의 완승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사정은 어떤가. 강력한 경쟁자들을 현장에서 실적으로 압도하고 있는 이 시점에,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UAE 바라카 1호기의 운영허가 승인에 대해서는 보도자료도, 언급도 없는 것이다. 반면, 하루 뒤인 18일 두산중공업이 탈(脫)원전 영향으로 2600명 대상 명예퇴직을 접수한다는 보도가 나가자 즉시 두산중공업의 명예퇴직은 탈원전과 무관하다는 말도 안 되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공사 중에 중지된 신한울 3, 4호기 건설이라도 계속됐다면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인력이 명예퇴직 대상자가 됐겠는가? 탈원전에 의한 수주의 어려움 탓에 명예퇴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작년까지는 괜찮았다는 이상한 변명을 하는 데는 신속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0년 현재 19개국에서 53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며, 110기의 원전이 계획(허가 및 재원투입계획 수립)돼 있다. 추가로 330기의 원전이 제안된 상태다. 서방 세계에서 원자력발전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 외에 미국, 프랑스, 일본 정도인데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운영허가 승인을 통해 우리의 우위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정치 및 지정학적 여건상 중국과 러시아가 수주할 수밖에 없는 국가를 제외하더라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원전 시장은 수백조원 규모에 이른다.

현재 우리나라 원전 수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다. 국내에서는 위험해서 쓰지 않겠다는 원전을 수출하자는 것이니 말이 안 된다. 아직은 우리 원전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있지만 탈원전으로 인해 장기적인 파트너로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2020년 UAE는 아랍 산유국 중 최초의 원전국이 됐고, 우리나라는 원전 기술 보유국 중 최초의 탈원전 국가가 돼 있다. 탈원전 폐기가 유일한 원자력 수출 방법이다.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고리 2호기부터 계속운전을 허가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해야 산업이 살고 수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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