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 많고 전파 속도 빠르다

입력 2020-02-26 17:32   수정 2020-02-27 01:19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이 바이러스의 속성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없던 때보다는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단서가 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 전파력이 높기 때문에 아직 사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염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 많아

26일 대한의학회 영문학술지(JKMS)에 실린 1번 환자와 2번 환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증상이 시작된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이 많았다. 1번 환자를 치료했던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전문의) 등이 참여한 연구 결과다.

국내 환자에게서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나온 시점은 증상이 시작된 지 3~5일이 되던 때다.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면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 추가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기침, 코막힘, 목통증 등 가벼운 증상만 나타났다. 증상이 적은 초기에 감염력이 크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방역당국도 이 때문에 환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바이러스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환자의 주관적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증상 첫날에 바이러스 분비량이 상당히 많다”며 “증상이 진행돼 검사할 정도의 단계는 잠복기 3~4일이 이미 지난 시점이어서 2차 감염자가 생겼을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특징 때문에 국내외에서 무증상 전파, 접촉자 누락 등의 논란이 빚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음성 환자가 양성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검사 정확도보다는 바이러스 감염 진행에 따라 배출량이 달라지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폐렴 왔을 땐 이미 전파시기 지나

이는 이전에 방역당국이 경험했던 감염병과 다른 점이다. 독감도 증상이 시작한 초기 감염력이 높지만 전파력은 코로나19보다 낮다. 코로나19의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는 2.5~3.3 정도다. 한 명의 환자가 2.5~3.3명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계절 독감 R0(1.2~1.5점)의 두 배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도 다르다. 메르스 사태 때 대규모 감염원이 됐던 슈퍼전파자는 대부분 폐렴이 진행돼 심한 기침 증상을 호소하던 환자다. 이 때문에 메르스 때 시행했던 폐렴 환자 전수조사 같은 대책으로는 사태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구지역 19세 이상 폐렴 환자 503명에 대한 검사에서 이날까지 추가된 감염자는 6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지역 폐렴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환자를 찾아냈는데 노출 후 잠복기, 증상 시작, 폐렴 진행 등의 기간을 고려하면 2월 초 이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신천지대구병원 첫 환자로 알려진 31번 환자 발병시기보다 앞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씻기·마스크 착용 중요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치사율은 1% 정도다. 매년 찾아오는 계절 독감 치사율(0.1% 이내), 신형 독감 치사율(0.5% 이내)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에서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치사율은 10%, 국내 메르스 환자 치사율은 21%였다.

중국 내 코로나19 치사율은 6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10~30대 치사율은 0.2%지만 40대 0.4%, 50대 1.3%, 60대 3.6%, 70대 8%다. 80세 이상은 14.8%에 이른다.

건강한 사람이 직장 등 외부에서 감염된 뒤 가정으로 돌아가 고령자 가족에게 전파하면 사망률이 높아질 위험이 크다. 국내 감염자 상당수가 밀접한 접촉을 통해 감염됐다는 점에서 모든 국민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생활화하는 게 중요하다. 병원에 갈 때는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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