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스윙 따라잡기] 통산 20승 고지 '골든슬래머' 박인비의 스윙 비밀은 '3대 1' 템포

입력 2020-02-26 16:18   수정 2020-02-26 16:40

박인비(32·사진)는 독특한 스윙을 한다. '세계최고 스윙 인류', '스윙 머신'이란 평가를 받는 여느 한국 선수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LPGA투어 대다수 선수들과 견줘도 단박에 눈길을 확 끌 만큼 도드라진다. 이 '비주류 스윙'으로 그는 지난 16일 통산 20승째를 신고하고, 박세리(통산 25승)에 이어 두 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은 한국인이 됐다. 통산 상금(1568만3289달러·4위)에선 이미 박세리(1258만3713달러·9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통산 상금 1위 아니카 소렌스탐(2257만3192달러)을 690만달러가량 뒤에서 쫓고 있으니, 1위에 오르는 일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박인비 스윙의 가장 큰 특징은 대략 4가지다. 느리고 가파른 백스윙, 높은 백스윙톱, 수동적 체중이동, 임팩트 때 공을 보지 않는 무심한 시선 등이다. 남들보다 반 뼘은 더 높은 백스윙톱에서 그는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엉덩이를 타깃을 향해 적극적으로 밀어 벽을 쌓거나 왼발을 힘차게 내딛는 동작을 하지 않는다. 체중이동은 몸통 회전과 함께 수동형으로 이뤄지는 '후공정'에 불과하다. 임팩트 때까지 양 발이 지면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냥 '제자리 회전'같은 모양새다. 체중도 오히려 임팩트 직전까지 오른발에 대부분 실려 있다. "체중을 왼발에 다 실어 때리라"는 일반적 스윙 이론과는 거리가 있는 메카니즘이다.

LPGA투어는 박인비 스윙의 강점을 '템포'라고 봤다. 박인비처럼 좋은 템포를 갖추기 위해 주말골퍼들이 따라해볼 만한 첫 번째 팁은 우선 제자리 걸음 스윙 루틴이다. 박인비 스윙을 분석한 캐시 디텔슨(LPGA클래스A)은 "정지동작에서 곧바로 백스윙을 시작하기보다 박인비처럼 제자리 걸음하듯 움직이는 동작이나 손목 왜글로 시동을 걸어주는 게 부드럽고 안정적인 스윙템포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느리고 균형잡힌 백스윙이다. 디텔슨은 "여유가 느껴지는 백스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운스윙 때 스피드를 가속하기 위한 동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템포 비율에 주목했다. 그 비율이 '3(백스윙):1(다운스윙)'로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는 것인데, 올라갈 때는 '하나-둘-셋'을 셀만한 충분한 시간을 쓰고, 내려올 때는 '하나'를 셀 시간으로 빠르게 전환해 에너지를 폭발시킨다는 얘기다. 백스윙과 다운스윙이 급하다고 생각하는 주말골퍼라면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박인비는 올 시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39야드로 142위, 페어웨이안착률 83.5%로 16위에 올라 있다.

한편 국내 체류중이던 박인비는 26일 미국으로 조기 출국했다. 그는 지난 16일 LPGA투어 ISPS한다호주여자오픈을 제패하고 17일 귀국했다. 원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3월 초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일로로 치닫자 출국 일정을 앞당겼다. 미국에서 한국인 입국을 막을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박인비 측 설명이다. 박인비는 3월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볼빅파운더스컵으로 경기출전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전 3개 대회는 코로나로 모두 취소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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