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상승장서 '먹통' 된 미국 핀테크 주식거래 앱

입력 2020-03-05 13:50   수정 2020-03-05 14:39

[03월 05일(13:50)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정연일 국제부 기자)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로빈후드가 최근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과 3일 이 기업의 주식거래 앱이 장시간 '먹통' 상태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이번 사태 원인에 대해 '과도한 이용에 따른 시스템 과부하'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지난 2일이 뉴욕증시가 5%대 상승률을 기록한 역사적인 날이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투자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게 된 로빈후드 앱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로빈후드 공동창업자인 바이주 바트와 블라디미르 테네브는 4일(현지시간) 자사 주식거래 앱 사용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앱이 다운됐던 건 예상치 못했던 주식 주문 폭증 때문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로빈후드의 주식거래 앱이 17시간 가량 작동하지 않았던 지난 2일은 뉴욕증시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랠리를 이어갔던 날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주 내내 폭락한 이후 처음으로 반등을 시작한 날이었습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09% 뛰었습니다. 다우지수가 하루 만에 이 만큼 뛴 건 2009년 3월 이후 약 11년 만이었습니다. 나스닥과 S&P500 지수도 이날 각각 4.49%, 4.60% 급등했습니다.

로빈후드는 2일 밤이 돼서야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3일 오전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로빈후드 주식거래 앱 사용자들은 이날 오전 내내 '접속이 불가하다'는 메시지만 받아야 했습니다. 이날은 2일과 반대로 뉴욕증시가 다시 폭락했던 날입니다. 다우지수가 2.94%, 나스닥과 S&P500지수가 각각 2.99% 하락했습니다. 로빈후드 주식거래 앱은 이날 정오부터 정상 작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빈후드의 주식거래 앱 다운 현상으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됩니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로빈후드의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1000만 명 가량입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아직까지 로빈후드를 성토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수의 사용자가 다른 주식거래 앱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로빈후드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걸겠다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빈후드 집단소송단'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은 불과 하루 만에 6600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게 됐습니다.

로빈후드는 부랴부랴 보상 대책을 내놨습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를 보전하기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빈후드 측이 앱 이용자들에게 사과의 의미로 15달러(약 1만7800원) 상당의 프리미엄 회원권 쿠폰을 지급하는 방안 등만 내놨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시스템 과부하로 중요한 앱이 다운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톡입니다. 카카오톡은 지난 2일 오전 8시 58분부터 10시 17분까지 약 1시간 20분 동안 일부 이용자의 카카오톡 접속이 안 되거나 메시지 수·발신이 지연되는 등 문제를 겪었습니다. 카카오는 "내부 네트워크의 일시적인 오류 발생으로 문제가 생겼다"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자가 늘면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 탓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카카오는 현재 핀테크 분야에서도 열심히 사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금융 전문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 인수 승인을 받아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하며 증권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증권계좌 연동 및 소액 투자가 가능한 펀드상품 판매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금융업 분야에서는 비교적 신생 기업인 카카오가 주식거래 등 관련 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카카오의 주식거래 앱이 로빈후드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시기에 '먹통'이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될까요? 코스피가 폭락하거나 반대로 급등하는 상황에서 수백만 명의 투자자들이 제때 주식거래 주문을 넣지 못하게 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끝)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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