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DNA' 심은 교촌…실적 사상최대 점프

입력 2020-04-07 16:28   수정 2020-04-08 11:22


교촌치킨은 국내 치킨업계 1위다. 올해 창립 29주년을 맞았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치킨 브랜드의 롤모델’로 불린다. 적은 수의 메뉴, 적은 수의 점포로 ‘레드오션’ 시장에서 압도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구의 작은 치킨집에서 교촌을 일으킨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은 1년 전 깜짝 발표를 했다. “전문경영인에게 교촌의 다음 30년을 맡기겠다”며 전격 퇴장했다.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사진)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로부터 1년.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 60% 이상 늘었다. 2등이 따라잡기 어려운 상태인 ‘초격차’로 가고 있다는 평가다.





과감한 메뉴 변신 실험

교촌은 ‘우직한 브랜드’로 통한다. 신메뉴가 유행 따라 1년에 수십 개씩 쏟아지는 치킨 시장에서 교촌은 5~7년마다 드문드문 신메뉴를 내놓았다. 소 사장이 오면서 전략이 수정됐다. 교촌은 지난해 1월 ‘허니순살’부터 ‘교촌순살’ ‘레드순살’ ‘레허(레드+허니)반반 순살’ 등으로 순살 메뉴를 대폭 늘렸다. 닭다리와 닭날개 등으로 구성된 ‘콤보 메뉴’를 주력으로 하던 데서 파격적으로 메뉴를 바꿨다. 지난주에는 매운 불맛의 ‘교촌신화’ 신메뉴도 출시했다.

신제품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허니순살은 지난해 260만 개가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 레허반반도 2주 만에 5만 개가 팔렸다. 교촌 관계자는 “기존 교촌의 상징인 베스트셀러 소스들을 활용한 신제품들”이라며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제품을 늘리되 기존 메뉴의 정통성은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치킨업계는 저녁 시간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교촌은 비어있던 낮 시간대 매출을 올리는 방안도 내놨다. 햄버거를 출시한 것. 본사 직영점에서 처음 출시한 ‘교촌리얼치킨버거’는 호평을 받아 현재 8개 점포에서 테스트 판매 중이다. 곧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과감한 전략은 가맹점 매출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6억1827만원. 경쟁사 점포당 매출보다 많다.

본업에 집중한 구조조정

40여 년간 유통업에 종사했던 소 회장은 취임 후 직원들에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되 핵심 사업 역량을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자”고 강조해왔다. 그는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던 외식 브랜드 중 치킨과 연관없고 가맹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담김쌈’과 ‘숙성72’ 등의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했다. 또 성과가 부진한 일부 계열사는 본사로 흡수합병했다. 롯데식 직급체계도 이식했다. 사원에서 부장까지 이어지는 6단계 직급 체계를 담당 책임 수석 등의 3단계로 바꿨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였다.

인프라 투자도 이어졌다. 본사 인근에 약 3719㎡(1125평) 규모로 연구개발(R&D) 교육센터를 새로 개관해 가맹점주를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수도권 물류센터도 새로 구축 중이다. 사내에선 경영 효율화 작업이 빠르게 이어졌다. 생산, 재무, 인사 등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관리하는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을 도입했다.

외식업계 성공 모델로

소 회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롯데그룹에서 상품본부장·마케팅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 등 전방위 계열사를 모두 거쳤다. 권 전 회장과는 계성중학교 동문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 회장의 교촌 안착은 대기업 DNA를 외식업계에 이식하려는 창업자의 실험이 성공했음을 의미한다”며 “비슷한 시도가 동종 업계에서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촌은 올해 기업공개(IPO)도 목표로 하고 있다. IPO에 성공하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의 직접 상장 사례가 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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