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공급부족 폭탄돌리기…집값 장기 상승 시대 온다"

입력 2020-04-14 13:32   수정 2020-04-14 16:19


▶전형진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이번 시간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님과 주택공급 문제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공급적인 부분에서 보면 사실 서울이든 어디든 전국적으로 공급이 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거든요.

▷심교언 교수
서울하고 지방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통계를 보더라도 지방은 과잉으로 가는 것 같고 서울은 많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 주택보급률 자체도 100% 미만이고요. 사실 선진국은 공가율(空家率)로 따집니다. 공실률하고 똑같은데 한 5% 돼야 한다고 하거든요. 그 통계를 봤을 때 서울은 2% 미만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거죠.

▶전형진 기자
재건축·재개발도 서울시에서 막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요. 당장 4~5년 뒤에, 2020년대에 ‘슈퍼사이클’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심교언 교수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전국적인 슈퍼사이클은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2026~2027년부터 절대적인 인구 감소 시기에 들어갑니다. 지금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요. 인구가 감소하다가 2030년 이후부턴 가구수도 감소하거든요. 그때부턴 일본형 불황이 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 전까지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요.

▶전형진 기자
그렇다고 지금 재건축규제를 당장 풀어준다고 해도 남아 있는 재건축단지들이 과거와는 달라요. 과거엔 저층단지 재건축이었죠. 이젠 중층단지, 고밀도단지들을 재건축하는 거라서 가구수가 순증하는 부분이 적어요.

▷심교언 교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건 주택가격이 촉발되는 트리거는 주택수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새집이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900채, 1000채 있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1100채로 바뀌면 100채밖에 안 늘어나지만, 그런 아주 낡은 아파트가 새로운 1100채 아파트로 공급되는 거예요.

모든 가격의 불안양상을 나타내는 게 신축 아파트 부족이거든요. 신축 아파트 공급을 늘려주면 나머지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재개발이든 재건축이든 새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어느 정도 그쪽 수요를 잡을 수 있단 겁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가격이 폭등하지만, 그 단기적으로 오르는 것, 자기 임기 내에 오르는 게 싫어서 그만두고 하는데요.

▶전형진 기자
결국 다음 정권, 혹은 다음 시장님,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폭탄을 넘기는 일이 되겠네요?

▷심교언 교수
계속 폭탄 돌리기를 하면서 더 큰 폭탄이 만들어지는 걸 정부가 하고 있는 거예요.

▶전형진 기자
교수님 그럼 서울의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을 만한 해법은 효과적인 게 어떤 게 있을까요?

▷심교언 교수
지금 서울 자체에도 상당히 여력은 있고요. 전세계적으로 공급을 늘리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도시는요. 그래서 나타난 게 임비(YIMBY·Yes In My Back Yard)라는 게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요?

▷심교언 교수
님비는 들어보셨죠? 님비가 아니고 임비. Yes In My Back Yard라고 해서요. 그런 게 어떻게 나왔냐면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대도시에선 개러지 하우스도 나와요. 주차장 차고 위에 쪽방을 만드는 거죠. 한 달에 50만~70만원에 젊은 친구에게 임대를 하고요. 그 정도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용적률? 뉴욕 맨해튼에선 용적률 표현을 이렇게 합니다. 150%, 300% 이런 게 아니고 10.0이라고 합니다. 1000%란 얘기죠.

선진국 대도시들은 용적률, 규제, 청년을 위한 주택도 그렇고 엄청나게 총력전입니다. 한두 가지 정책이 아니에요. 한국도 그렇게 해야하는 거예요. 재건축도 시키고, 재개발도 시키고. 그런데 기껏 정부에서 하는 건 재개발·재건축은 다 막고 하는 게 가로주택정비사업이죠. 20채 공급하고 이런 것들. 그거 하면 앞으로 많이 공급 될 거래요.

그런데 도시계획 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원래 재개발처럼 통으로 하게 되면 공원도 만들 수 있고, 좋은 굵직한 시설도 넣고, 도로도 넓힐 수 있는데 가로주택정비사업처럼 작게 하면 새로운 알박기라는 거예요. 이 지역은 앞으로 40년 동안 재개발 못 하는 거죠.

그래서 도시라는 건 한 가지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고 총력적으로 해서 시장이 그 중에 판단을 하는 건데 한국은 너무 외골수적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적어도 선진국이 왜 그렇게 하는지, 좋은 것들을 우리가 다 받아와야죠. 하지만 한국은 기본적으론 대형 개발, 복합개발(을 못 하게 하고) 오죽하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못 하게 할 정도로 경직된 구조니까 나중에 시장에서 더 큰 반작용이 있을 겁니다.

▶전형진 기자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못지 않게 리모델링 시장도 커질 것 같아요. 만약 30년 재건축 연한을 채운 (하지만 재건축 여건이 안 되는) 1990년대 준공 단지들을 노려서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까요?

▷심교언 교수
그것도 괜찮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1기 신도시, 200만 가구를 지을 때의 모든 단지들이 해당되는 것 같진 않아요. 리모델링 이후 가격 상승 흐름도 봐야할 것 아녜요. 리모델링의 경우 대략 3.3㎡당 1500만원 정도 되는 지역쯤 돼야 가능할 겁니다. 그 이하는 리모델링이 아주 힘들 거예요.

▶전형진 기자
3.3㎡당 1500만원면 사실….

▷심교언 교수
분당 정도 이외엔 힘들 거예요 아마.

▶전형진 기자
일산은 어떤가요?

▷심교언 교수
일산도 가격이 그만큼 안 되거든요. 물론 일산의 일부 지역은 되겠지만 최근에 지은 새 아파트들이고요. 대략 3.3㎡당 1500만원으로 된다, 안 된다를 판단할 수 있는데요. 물론 지역별 차이는 있을 거예요.

그래서 리모델링이 되더라도 서울 시내 고가 아파트라든가, 사실 재건축 해서 규제를 맞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당하느니 리모델링 정말 잘해서 가격을 훨씬 높게 받는 게 가능한 단지들이 있거든요. 리모델링이 지금보단 좋아질 거란 거죠.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대해 워낙 규제를 하니까 리모델링 쪽으로 넘어간 건데요. 언제든지 우리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로 돌아설 여지는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아, 그렇다면 이게 리모델링 시장엔 오히려 타격이 될 수 있겠네요?

▷심교언 교수
그렇죠. 리모델링을 한 주택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거죠. 조금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했으면 훨씬 나은데 지금 정부 기조에서 규제가 워낙 강해서 리모델링으로 돌아섰잖아요. 분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적률 250~270%으로 봤을 땐 리모델링이 타당해 보이지만요. 과거 재개발·재건축은 용적률을 400%까지 받았거든요.

▶전형진 기자
그렇다면 용적률 상향을 검토한다거나 실제 적용된다면 무조건 재건축단지에 들어가야겠네요.

▷심교언 교수
무조건이죠. 물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등의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요

▶전형진 기자
일산 같은 경우엔 지금 당장 봤을 때 중고층 단지들이니까 재건축도 애매하고, 리모델링도 이 가격 기준으로 보면 어렵다고 했을 때.

▷심교언 교수
맞지도 않고요. 공급이 많아요.

▶전형진 기자
그런데 또 창릉신도시가 옆에 들어와요. 그럼 앞으로 일산 같은 경우엔 굉장히 암울한 시기를 보낼 수 있겠네요.

▷심교언 교수
암울한 시기라고 일반적으로 해석하는데요. 분당은 판교신도시를 만들 때, 제가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분당 주민들이 엄청나게 반대를 했습니다. 분당이 있는데 판교라는 새 도시를 지으면 헌집은 집값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어요. 판교가 들어섰는데 분당 집값이 더 폭등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 고용입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기업들이 들어가고 고용이 늘어나니까. 판교테크노밸리같이 어떤 첨단 기업들이 들어와서 고용을 많이 일으킨다, 그렇다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전형진 기자
신도시 발표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제2판교’를 만들겠다는 거였죠.

▷심교언 교수
그런데 그건 사실 판교는 하나밖에 없잖아요. 판교는 판교죠. 제2판교라는 건 사실 어불성설이고, 실제 그만큼 노력하겠다는 건데요. IT 기업이나 4차산업 관련 기업 탐방을 해보면 마지노선을 판교와 마곡 정도로 보는 것 같아요.

왜 그러냐면 기업 입주가 중요한 게 아니고 직원들이 와야할 거 아닙니까. 직원들이 판교와 마곡 외엔 아니라는 거예요. 저도 거기 관여하면서 얘기했던 게 그렇다면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아파트를 2억원 싸게 공급하라는 거죠. 그렇다면 직원들이 올 거 아닙니까. 요즘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있는 것처럼요.

▶전형진 기자
입주기업 특공?

▷심교언 교수
입주기업 특공을 만들면 좀 되지 않겠느냐, 그 정도로 기발한 것도 생각하고 있긴 한데 그게 되면 고양은 집값이 더 뛸 가능성도 있고요. 그런데 그게 일반적인 신도시를 하면서, 2기 신도시를 보면 수십년 동안 기업들이 안 들어와요. 아파트만 들어서 있고. 그렇게 되면 그냥 난장판이 되는 거죠.

▶전형진 기자
결국엔 창릉신도시 같은 경우엔 일산과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냐, 일산에 공급폭탄만 가져오게 될 것이냐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겠네요.

▷심교언 교수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저는 반대도 굉장히 타당하다고 보여지고요. 논리가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정부가 한 걸 보면 제때 갖다준 게 없습니다. 항상 늦게 갖다주는데 그걸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는 거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하나론 부족하니 두 개를 더 달라든가요. 도로도 닦아달라고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전형진 기자
총선 공약에도 나왔지만 창릉신도시 백지화 말들도 있었잖아요. 주민들이 시위도 했고. 그런데 신도시 지정이 철회된 적도 있었나요?

▷심교언 교수
그러니까 택지개발이라는 건 신도시도 택지개발이고 다 택지개발인데, 신도시의 경우 330만㎡ 이상을 신도시라고 해요. 어쩔 땐 990만㎡ 이상을 신도시라고 하기도 하고요. 33만㎡나 66만㎡짜리 택지지구는 금융위기 이후에 철회된 게 꽤 있습니다. 그런데 330만㎡, 990만㎡ 신도시가 철회된 적은 없습니다. 없다고 해서 안 되는 건 아니고 주민들이 반대를 강하게 하면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그 지역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해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어요. 전적으로 주민들과 국토부, 정치권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신도시를 만약 안 하겠다고 한다면 아마 정권 차원에서도 굉장히 정당성이나 충격이 갈 거예요.

▶전형진 기자
재개발 얘기도 여쭤볼게요. 재개발이라고 하면 서울 재개발을 거의 말하는데, 구역지정이 최근 몇 년 동안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더 늘어날 재개발구역이 없다면 서울의 새 아파트를 지을 곳이 없다는 거잖아요. 이런 곳들, 초기 구역에 소액으로 투자하는 건 어떤가요?

▷심교언 교수
저는 괜찮다고 봅니다. 서울 자체가 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든요. 시장님은 충분하다고 얘기하는데요.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새 아파트는 절대적으로 더 없다는 겁니다. 재개발구역은 과거엔 산꼭대기나 이상한 곳, 외지에 있었지만 지금은 번듯한 장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곳들은 장기적으로 묻어두고 가는 게 괜찮다고 보는데 아주 장기적으로 가야 합니다.

▶전형진 기자
마지막으로, 저희가 공급부족 얘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요.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사업자 물량들이 또 시장에 나오거든요. 2018년 4월 이전 등록하신 분들은 4년 등록을 했는데, 그때부터 4년이면 얼마 안 남았어요. 2022년이죠.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까지 받아서 매물들이 한꺼번에 시장이 나와버리면….

▷심교언 교수
사실 저도 걱정이 됩니다. 왜 그러냐면 물량 자체가 전체 임대사업자 물량이 40만 가구입니다. 그 물량이 만약 다 출회가 된다면 어마어마한 시장 충격을 줄 것이고요. 그런데 저는 다 출회는 아닐 것 같고, 그 대신 양도세만 조금 조정돼도 집값을 바로 조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그러냐면 거래가 자유로워지면 매매가 조금 편해지거든요.

그 정도로 시장이 고가에 대한 부담이 있거든요. 이 사람들이 풀든 안 풀든 가격 하락에 대한 압력은 있습니다. 대신 이들이 40만 가구 가운데 10만 가구 정도가 일시에 내놓는다면 가격 조정을 있을 것인데 시장 전체에 파급력이 있거나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

▶전형진 기자
알겠습니다 교수님,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 시간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님과 주택공급 문제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조민경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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