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판단 기준으로 주목 받는 '유동성 리스크'

입력 2020-04-19 17:00   수정 2020-04-20 00:50

기업의 유동성 리스크를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 최근 주식시장의 주요 투자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기업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의 평균 유동비율은 217.8%(2019년 말 기준)로 1년 전(250.6%)에 비해 32.8%포인트 낮아졌다. 유동성 사정이 더 나빠졌다는 얘기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200%가 넘으면 ‘건전’ 수준으로, 100% 이하는 위기 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시총 상위 200개 기업 중 지난해 유동비율이 100%가 안 되는 상장사는 44개로 집계됐다.

이 중 여행·항공 업종의 유동성 리스크가 ‘심각’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여행 불매 운동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롯데관광개발은 2018년 295.3%로 ‘건전’ 수준이던 유동비율이 지난해 21.3%로 급락했다. 레드캡투어(27.8%) 아시아나항공(34.2%) 대한항공(40.7%) 에어부산(41.6%) 등 유동자산으로 유동부채의 반도 못 갚는 상장사가 속출했다.

자동차와 화학 업종의 유동비율도 심상치 않다. 자동차 업종의 유동비율은 1년 새 24.3%포인트 하락했다. 쌍용차(50.4%)와 현대차(86.1%)는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다. 자동차 업종은 코로나19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화학도 극심한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업종이다. LG화학의 지난해 유동비율은 132.7%로 전년(166.2%) 대비 33.5%포인트 떨어졌다. 효성첨단소재(63.8%) 한화솔루션(91.2%) 금호석유(98.8%) 레몬(33.7%) 등 주요 화학주의 유동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

화학 못지않게 업황이 안 좋은 철강 업종의 유동성 사정도 좋지 않다. 동국제강(68.1%) 화인베스틸(82.2%) 등의 유동비율이 100%에 못 미쳤다. 포스코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213.4%로 전년(177.6%) 대비 개선되며 200%를 넘겼다.

한 사모투자펀드 대표는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기업의 유동성 사정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며 “당분간 유동성 사정이 좋은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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