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판매 절벽'에 금융비용만 불어나…평화산업, 코로나로 말라가는 유동성

입력 2020-04-22 10:17   수정 2020-04-22 10:20

≪이 기사는 04월21일(14:3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 업체 평화산업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금융비용도 계속 불어나서다. 올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평화산업의 지난해 FCF는 353억원 적자다. 전년(-213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평화산업의 FCF는 2017년부터 3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FCF는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투자금액을 빼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현금 유입과 유출만 계산해 실제 기업이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를 나타낸다. 신용평가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지표다. FCF가 지속적으로 줄거나 적자를 띠면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진다.

평화산업은 1950년 설립된 평화고무공업사를 모태로 한다. 자동차용 차체 부품을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다. 2006년 평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평화홀딩스의 제조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평화홀딩스가 5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평화산업은 자체 기술력과 완성차 업체와 오랜 거래 관계를 바탕으로 꾸준히 이익을 냈다. 2015년엔 120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꺾이고 자동차 부품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고전하기 시작했다. 이익은 매년 쪼그라들었고, 영업수익성 지표인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2018년 -4.8%까지 추락했다.

평화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제조공정을 국내에서 중국·인도법인으로 옮기고 제조원가를 절감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완성차 업체와 협의 과정에서 방진제품 판매단가도 소폭 올렸다. 이 덕분에 매출 대비 EBIT은 지난해 -0.7%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가 평화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공장의 문을 닫고 있다. 연쇄적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매출이 평화산업의 운전자금 부담을 늘리고, 단기자금 경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나타내고 있다. 평화산업은 제조 공정 중 일부를 해외법인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이미 과거에 비해 불어난 상태다.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언제 자리잡을 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말 평화산업의 부채비율은 480%다. 지난해 하반기 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2018년 말 705.7%에서 낮췄지만 여전히 순차입금 의존도가 45.9%로 높다. 매년 100억원 안팎의 투자지출이 발생하는 데다 최근엔 금융비용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평화산업이 올해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만 801억원에 달한다. 총차입금(893억원)의 89.7%에 해당한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2억원에 불과하다. 신용평가사는 평화산업에 투기등급을 부여하고 있어 재무적 융통성도 그리 좋지 않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의 불리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선 코로나19 영향으로 단기적인 영업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평화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달아 놨다. 현재 평화산업의 신용등급은 BB-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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