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랠리'에 외국인 컴백…코스피 2000 눈앞

입력 2020-05-19 17:28   수정 2020-05-20 00: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가 19일 코스피지수를 2% 넘게 끌어올렸다. 지수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가장 높은 1980선을 회복했다. 두 달 반 만에 20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다만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 리서치센터장들은 국내 증시가 다시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기대에 급등한 코스피지수

이날 코스피지수는 2.25%(43.50포인트) 오른 1980.61로 마감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2.08% 뛰어올랐다. 미국에서 들려온 희소식 때문이었다. 전날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는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의 1상 임상시험에서 피실험자 45명 전원에게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전날 미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3% 넘게 급등했다.

백신 개발은 시장에서 기다리는 ‘가장 큰 한방’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가까스로 막았지만, 경제활동 정상화를 위해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필수기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염병에 걸리지 않게 해주는 백신이 병에 걸린 사람을 낫게 해주는 치료제보다 시장엔 더 큰 호재”라고 말했다.

백신 개발 소식은 소외 업종에도 ‘약’이 됐다. 코스피지수가 3월 19일 1457.64로 바닥을 찍고 30% 넘게 반등하는 동안 못 올랐던 업종이 이날 동반 상승했다. 자동차, 항공, 정유, 철강, 금융 등이다. 직전 3개월(2월 18일~5월 18일) 동안 29.5% 하락했던 운수장비 업종은 이날 6.8% 올랐다. 삼성전자가 3.07% 오른 것을 비롯해 전기전자 업종도 2.7% 상승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의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직전 3개월 동안 각각 15.4%와 11.9% 오른 의약품과 음식료는 이날 0.3%와 2.2% 내리며 주춤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포함된 서비스 업종도 이날 0.5% 상승에 그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업종의 반등폭이 컸다”며 “백신 개발로 경제활동 정상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70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2월 5일(4578억원) 이후 최대다. 기관도 4월 6일(1조361억원) 이후 가장 많은 843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년 만에 최대인 1조186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가 전문가들 “아직 낙관 어렵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대부분 2000선 회복 후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백신 임상시험이 아직 초기인 데다 경제활동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부터 시작된 반등 랠리가 이제 9부 능선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낮아진 기업 실적을 고려하면 지금 주가 수준을 싸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산 센터장도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코스피지수가 폭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악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더 오르기도 부담스럽다”며 “당분간 1800~2000선 구간에 갇힌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기대감이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최석원 센터장은 “이미 외신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모더나의 백신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백신 관련 뉴스에 따라 시장이 다시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은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출시될 전망이다. 반면 세계 각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2차 확산이 일어날 위험은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에선 한국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전기 대비 -1.3%(계절 조정)를 기록한 뒤 3분기에는 1.3%로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회복이 늦춰질 경우 시장에 다시 충격을 줄 전망이다.

임근호/고재연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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