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金…"지금도 살 때" vs "우량주가 낫다"

입력 2020-05-25 17:32   수정 2020-05-26 00:40

금이 ‘금값’이 됐다.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1700달러를 넘어섰고, 지난 18일에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안전 자산인 금으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잦아들어도 금의 몸값이 계속 상승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각국 정부가 ‘돈 풀기’에 나선 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이미 금값이 최고치 수준으로 오른 만큼 우량주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금으로 돈이 몰린다

25일 국제 선물시장에서 금 6월물은 온스당 1725.65달러에 거래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6% 뛰었다. 지난 18일엔 장중 온스당 1772.70달러까지 올라 2012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 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을 때다. 금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에 출시된 금 펀드의 수익률도 뛰었다. 12개 금 관련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6.92%였다.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곳은 ETF 상품인 ‘삼성KODEX골드선물’로, 연초 대비 수익률은 12.64%였다. 전 세계 금광업 및 귀금속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골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27.42%에 달했다. 세계 최대 금광 업체 뉴몬트마이닝과 배릭골드 주가가 연초 대비 각각 45%, 42% 뛴 덕분이다.

“1800달러 선 넘는다”

지금 금에 투자해도 되는 걸까. 글로벌 투자 기업들은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무제한으로 풀고,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이 풀리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금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몇 달간 금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금은 여전히 가장 저평가된 투자처 중 하나”라며 “코로나19로 금광이 닫히고, 각국 중앙은행은 앞다퉈 돈을 풀면서 금이 현재 가격의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니 테브스 UBS 귀금속투자부문 담당은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를 넘어 최고치를 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금값이 무섭게 치솟아 2011년 9월 6일 장중 온스당 1920.8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 많이 올랐다”

반론도 있다. 이미 금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제임스 리치먼 JJ리치먼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금값은 경제 논리가 아니라 낙관적인 투기 심리가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풀 때와 달리 현재는 팔라듐, 비트코인, 달러화 등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군이 있어 금값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 활동 재개 시 은 투자도 대안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다른 투자처를 찾는 것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상품이 은이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에 속하면서도 산업용 비중이 높아 글로벌 제조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 기업의 생산이 늘어나는 시기에 은 가격은 금보다 강세를 보이곤 했다”며 “현재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 대비 은 가격 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풀린 상황에서 증시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량주를 찾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의 피터 말로크 사장 겸 CIO는 “현 시점에선 코로나19로 인해 거래량이 꺾인 우량주를 찾아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 투자는 단순히 현물을 누군가 더 높은 가격에 살 것이라고 베팅하는 일”이라며 “그보다는 수년 내에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고 경제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란 쪽에 투자하는 게 훨씬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재연/선한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