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체리 주세요"…재난지원금 덕에 살아난 동네 소비심리

입력 2020-05-31 15:18   수정 2020-05-31 15:49


“여기 구잇감으로 주세요” “나온 김에 샴푸도 사자”

31일 정오께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휴일을 맞아 마스크를 끼고 장을 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고기나 회같은 주말 ‘특식’을 사거나, 나온 김에 생필품을 구매하러 나온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우려가 퍼지고 있는데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소상공인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한숨 돌려”

상인들은 체감경기가 상당히 나아졌다는 반응이었다. 망원시장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19가 터진 직후보다 30% 정도 매출이 올라온 거 같다”며 “한우가 잘나가는데 인기 부위부터 특수 부위까지 골고루 잘 팔린다”고 밝혔다. 청과물 가게에서 고가 과일인 망고와 체리를 고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원금이 풀리기 전엔 2만5000원짜리 모듬회가 하루에 하나도 안 나갈 때도 많았는데, 풀린 다음에는 주말에 15~20접시는 팔린다”며 “예전엔 주말에 30접시 정도 나갔는데 요새는 그나마 15~20접시 정도는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 근처에 있는 유명 빵집에는 30여명의 사람들이 빵을 사기 위해 긴 대기줄을 만드는 모습도 나타났다.

식료품, 생필품 외에도 안경과 같이 구매를 미뤄왔던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늘었다. 서울 강서구 발산동에서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최근 매출이 조금씩 회복돼 한숨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반토막 났던 매출이 5월 중순 이후 전년대비 80%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B씨는 “안경점 최대 성수기로 신학기인 3~4월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타격이 상당했다”며 “직원들의 근무시간까지 줄여가며 허리띠를 졸라맸는데,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고 난 뒤 손님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옥정신도시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또다른 상인도 “경기도가 전체 도민에게 재난지원소득을 미리 준 데다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되면서 골목 상권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며 “이달 안경점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소폭 늘어났는데 매출의 80%는 재난지원금 결제분”이라고 전했다.

소비자 심리 반등했지만...

실제로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코로나19 충격에 급락하던 소비자 심리는 일단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7.6로 전월대비 6.8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낙관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2~4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소비자심리지수는 넉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가 이달 4일부터 14조2448억원으로 편성한 재난지원금을 가계에 지급한 것이 소비자심리지수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원금 규모에 비해 소비심리가 완전히 정상화되진 않았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뿌려진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은 총 13조3300억원에 달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28일까지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가구는 2116만가구로 전체 지급대상 2171만가구 중 97.5%에 달했다. 수령금액은 총 13조3354억원(총예산 대비 93.6%)으로 집계됐다.

한편 서울시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된 결제거부나 추가요금 요구 등 부정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전담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김남영/하수정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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