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이번엔 흑석뉴타운…삼성 vs 현대 '빅뱅' 될까

입력 2020-06-01 09:26   수정 2020-06-01 13:31


서울 흑석동 흑석뉴타운9구역조합이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의결하면서 이 구역의 시공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업이 이미 막바지 단계인 데다 강남권과 가까운 재개발사업장이어서 대형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과 건설업계 맏형이 현대건설 등이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조합은 지난달 30일 정기총회에서 롯데건설과의 시공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2018년 시공사 선정 당시 내걸었던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비슷한 이유로 조합장까지 해임한 이 조합은 새 집행부를 선임하는 대로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흑석9구역은 중앙대 인근 흑석동 90일대 약 9만4000㎡를 재개발해 새 아파트 153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400억원 규모다. 서울 재개발·재건축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시공사를 뽑지만 흑석9구역은 지난해 10월 이미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받았다. 이주와 철거 단계만 마치면 새 시공사가 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비업계에선 어느 건설사가 흑석9구역의 시공권을 쥐게 될지 관심이다.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로 대부분 조합이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주 이후 단기간에 착공해 현금흐름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구역이기 때문이다. 지리적인 여건에선 반포 등 강남이 가깝다. 한남3구역을 제외하면 올해 서울에 남은 준대어급 사업장이 없다는 것도 이곳에 관심을 쏠리게 하는 이유다.

정비업계에선 벌써 대형사 몇몇 곳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삼성물산이 잇따라 수주한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모두 기존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를 새로 뽑은 곳들이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시공사 입찰이 진행될 경우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이보다 앞서 수주전에 뛰어든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은 다음달 21일이다. 흑석9구역 조합은 시공사 설명회를 7월께로 계획하고 있다.

과거 흑석9구역에 심혈을 기울이던 건설사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동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타운사업을 추진하기 전이던 2005년 당시 추진위원회는 SK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소송 등을 거치며 갈라섰다. 2018년 수주전에서 롯데건설과 맞붙었던 GS건설 또한 재입찰 참여 의향을 보이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은 일단 롯데건설과의 협상도 병행할 계획이다. 조건은 단지 고급화다. 롯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시킬 경우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도급공사비가 높은 강남 사업장에 적용한 르엘 브랜드를 적용하려면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남 재건축사업장 공사비는 통산 3.3㎡당 500만원 이상이다. 흑석9구역은 3.3㎡당 490만원 선이다.

새 시공사를 선정하더라도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입찰을 준비해야 하는 데다 조합원들의 총의도 다시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등 시공사를 교체한 조합들은 모두 기존 건설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기존보다 좋은 조건이 제시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롯데건설의 경우 3.3㎡당 4200만원의 확정 일반분양가를 계약서에 명시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하더라도 기존 조건보다 조합에 유리한 안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라며 “강남 같은 출혈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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