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연금, 장기투자 철학 지켜라

입력 2020-06-01 18:18   수정 2020-06-02 00:21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세계 경제사에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요동친 지난 3월 S&P500 변동성지수(VIX)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상승으로 마감한 코스피지수가 수직 하강하며 ‘동학개미’를 출현시켰다. 시장은 4월 들어 다소 변동성이 줄어든 양상이나 코로나19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요원한 가운데 시계 제로다.

이쯤 되니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성적이 궁금해진다. 최근 발표한 1분기 수익률은 -6.0%였다. 3월 상황을 감안했을 때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국내외 주식 수익률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고 성과의 배경을 밝혔다. 1분기 이후 지난달 27일 현재 코스피와 MSCI월드(world)지수가 각각 15.8%, 13.2% 상승했으니 국민연금의 성과도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연기금들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5대 연기금 중 1분기 성과를 발표한 곳을 보면 노르웨이 GPFG는 -14.6%, 네덜란드 ABP는 -9.8%를 기록했다. 일본 GPIF는 현지 분석과 보도를 종합해 보면 -10%대로 추정된다. 이들과 비교하면 국민연금은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선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견해가 있겠으나 답은 포트폴리오의 차이에서 찾는 것이 타당하다. 각 연기금은 저마다의 운용 목표와 철학, 전략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데, 해외 연기금들은 국민연금에 비해 주식,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가 강세였던 지난해에는 11.3%를 기록한 국민연금보다 성과가 좋았지만 이번 팬데믹(대유행)과 같은 시장에서는 매우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것이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한 발 떨어져서 봐야 한다.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시장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매년 수익률이 변동하지만 오르내림 속에서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수익을 추구한다. 1분기 수익률에 낙제점을 줘야 할지, 선방한 것으로 평가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는 이번 팬데믹 속 국민연금의 투자가 미래에 어떤 성과로 돌아올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 국민연금의 성과를 제대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글로벌 경제와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지금, 국민연금에는 패러다임 전환 이후를 보는 긴 안목의 전략이 요구된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해외 연기금들이 -20%를 기록할 때 -0.2%로 선방하고 이듬해인 2009년과 2010년 연속 10%를 넘는 성과를 거두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 경험을 살려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기투자자로서의 철학과 중심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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