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수도권 물류센터' 쟁탈전

입력 2020-06-02 17:15   수정 2020-06-03 00:47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이 물류센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으로 배송상품을 보관·분류하는 물류센터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공실 걱정이 많은 오피스빌딩에 비해 임대 수입이 안정적인 것도 매력적이란 평가다.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달 물류센터에만 집중 투자하는 설정액 1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투자처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펀드)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펀드에 참여할 기관투자가 구성을 최근 마무리했다. 이 회사의 첫 물류센터 블라인드펀드다.

최근 매물로 나온 경기 이천의 대형 물류센터 입찰에는 19개 운용사가 뛰어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 건물은 연면적 3만3460㎡ 규모의 상온 물류센터다. 신한리츠운용이 가장 높은 3.3㎡당 약 580만원의 입찰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천은 경기 용인과 함께 수도권의 핵심 물류허브 지역으로 꼽힌다”며 “최근 대형 화재의 영향으로 당분간 이 지역에 물류센터가 들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입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는 부동산펀드를 통해 마련한 510억원으로 이천과 경기 광주에 있는 물류센터 두 곳을 사들였다.

운용사가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유치한 자금으로 직접 대규모 물류센터를 개발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캔달스퀘어자산운용은 최근 캐나다·네덜란드 연기금과 모회사인 글로벌 물류기업 ESR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경기 부천과 고양 등 수도권 17곳에 총면적 220만㎡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물류센터들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리츠(부동산투자신탁)를 조성해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제이알투자운용도 용인과 경기 안성에 상온 및 저온 창고를 함께 갖춘 복합 물류센터 두 곳을 건설 중이다.

물류센터로 투자금이 몰리는 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33조원으로 1년 전인 111조원에 비해 20%가량 커졌다. 특히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 새벽배송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저온(냉장·냉동) 물류센터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100억원에 그쳤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8년 4000억원까지 성장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업체인 CBRE에 따르면 수도권의 저온 전용 창고는 40여 곳에 불과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운용사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는 상온 창고에 비해 건축비가 비싸지만 임대료는 세 배가량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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