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림“옥상에서 빈스윙’만 하다가 필드 나오니 살 맛”

입력 2020-06-05 14:43   수정 2020-06-05 14:45

"빈 스윙만 2주했는데, 크게 도움은 안됐던 것 같아요. 하하. 필드에 나오니 살 것 같네요."

소문대로였다. 생기발랄한 에너지가 온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슈퍼 루키' 노예림(19)이다. 5일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2라운드가 열린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 제주에서 만난 그는 "피곤하다"면서도 한껏 들 떠 있는 표정이었다. 이 대회는 그가 참가한 올해 첫 국내 대회이자, 지난 2월 호주여자오픈 이후 약 4개월만의 공식 대회다. 노예림은 "대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며 "한국에 오래 머물고 싶다"고 했다.

경기하면서 성장해야할 때에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쳤다.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3위로 통과하고 종종 국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 국내에서 스폰서를 구하는 등, 유명세를 탄 터라 아쉬움이 더 짙었다. 결국 호주여자오픈 등 올해 3개 대회를 뛰었고 이후 '무기한 강제 휴식'에 돌입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집에서 지내다 골프장이 폐쇄 돼 하와이로 건너갔다.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고 숙소에선 빈스윙 할 공간도 넉넉하지 않아 퍼팅 연습만 했다.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조직위가 그를 추천선수로 지목하면서 국내에 지난달 들어왔는데, 또 2주의 격리 기간을 거쳐야 했다. "시합이 없으니 승부욕도 떨어졌다"는 게 그의 말이다.

노예림은 "한국에선 에어비앤비(숙박공유 앱)로 빌린 숙소에서 묵었는데, 루프탑이 있어 빈스윙할 공간이 충분했다"며 "정말 행운이었고 그마저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다만 이번 주 경기를 해보니 '빈스윙'은 역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실전이 최고의 연습인 것 같다"며 웃었다.

쌓아놨던 에너지를 필드에서 쏟아냈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며 선두권으로 도약한 그는 2라운드에서도 1언더파를 적어내 중간합계 7언더파로 남은 라운드 결과를 기대하게 했다. 그는 "격리 기간 운동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지 살이 많이 찐 것 같다"면서 "그런데 키도 2~3cm 큰 것 같다. 덕분에 비거리가 5야드 정도는 늘었다"고 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제주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고 떠나고 싶다고 했다. 제주도는 그의 아버지 노성문 씨의 고향이다. 아버지는 초등학교까지 제주에서 나왔고 이후 서울에 올라왔다가 미국으로 이민갔다. 미국에서 태어난 노예림은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다.

노예림은 "한국은 항상 열성적인 갤러리가 있어 기운을 얻고 갔는데, 이번 대회는 그렇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며 "아직 미국 분위기가 코로나19와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로 인해 여전히 불안하다고 들었다. 한국여자오픈 출전을 확정했고,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도 꼭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 더 자주 인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서울로 가기 전에 좋아하는 삼겹살과 보말칼국수는 꼭 챙겨 먹고 올라가겠다"고 했다.

서귀포=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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