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청사진' 요구에…케이뱅크, 증자 연기

입력 2020-06-15 17:26   수정 2020-06-16 01:08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상증자 일정을 한 달 반가량 미루기로 했다. 주요 주주사가 주금 납입 일정까지 이사회 절차를 완료하기 어렵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주주들 요구다. 1년 넘게 ‘개점 휴업’해 온 케이뱅크가 새 수익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상증자 일정 미룬 케이뱅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주금 납입일을 연기하기로 하고 이를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주요 주주사에 통보했다. 최종 납입 기한은 다음달 28일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주사별로 출자를 앞두고 이사회 등 실무적인 절차가 남아 있어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며 “주주 간 큰 이견이 있거나 사업 정상화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기존 주주를 상대로 총 5949억원 규모(1억1898만 주)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안을 의결했다.

주주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계획을 요구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2대주주인 우리은행(지분율 13.79%)은 증자안대로라면 약 1600억원을 추가 출자해야 한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케이뱅크에 대한 출자 계획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고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카카오뱅크와 격차가 많이 벌어진 만큼 후발주자로서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 청사진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었지만 케이뱅크 출자 승인안을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또 다른 주요 주주인 NH투자증권(지분율 10.0%)도 출자를 승인하기 위한 이사회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뱅과의 차별화가 관건

케이뱅크는 다음달 말까지 주요 주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독주와 제3 인터넷전문은행(토스뱅크) 출범 사이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KT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중단된 지난해 4월 이후 신규 영업을 중단해 왔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약 240억원의 손실을 냈다.

다만 KT가 자회사인 비씨카드를 통해 대주주 적격 문제를 해결한 만큼 유상증자만 이뤄지면 사업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케이뱅크는 기대하고 있다. 수혈받은 자금으로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주주 간 협업을 통해 기관 영업 등으로 새 사업 모델도 발굴하겠다는 포부다.

주주들도 이변이 없는 한 유상증자 계획을 이행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에 1조원을 증자하는 안을 승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투입할 ‘실탄’도 미리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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