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해 신물질 5개 발굴…유방암·당뇨·치매 치료제에 도전"

입력 2020-06-17 17:38   수정 2021-08-03 10:51


“바이오 빅데이터로 찾은 후보물질 5개 개발이 모두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질 탐색부터 독성실험까지 실험 없이 자료 분석으로 가능해 기존 방식보다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 성공률도 높일 수 있죠.”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는 “펩타이드 신약으로 퇴행성 디스크, 골관절염, 유방암, 치매 등 대안이 없는 질병을 정복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KAIST에서 생명정보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18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했다. 반복 실험 기반의 전통적인 신약 개발 전략의 한계를 빅데이터를 비롯한 정보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2001년 회사를 세웠다.

AI 기반 개발보다 광범위한 데이터 이용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신약 개발 플랫폼 ‘KISDD’를 통해 발굴한 펩타이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KISDD는 지식 기반의 후보물질 탐색 방법론을 표방한다. 시장 조사 자료, 방대한 논문과 문헌, 임상의들의 의견 등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다. 이를 활용해 질병 발생 가설을 세우고 후보물질의 기전, 표적, 약효, 독성, 제형 등을 실험 없이 자료 분석을 통해 파악한다.

김 대표는 “KISDD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모든 후보물질을 찾았다”며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 개발과 다른 점은 더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쌓았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브니엘2000’은 2018년 미국 스파인 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했다. 스파인 바이오파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동물 골관절염 치료제 ‘EAD100’은 지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올 3월에는 10대 글로벌 동물의약품 기업 중 한 곳에 EAD100을 3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펩타이드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

펩타이드 신약은 항체 치료제 등 다른 바이오의약품과 비교해 몸 안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분해된다는 단점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펩타이드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신약을 개발해왔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전략은 이와 다르다. 단점을 장점으로 이용해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물을 개발한다. 그는 “약물이 체내에 오래 머물면 독성이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며 “질환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여해 신속하게 효과를 내고 사라지는 게 펩타이드의 차별성”이라고 했다. 브니엘2000과 국내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는 골관절염 치료제 ‘엔게디1000’이 대표적 사례다.

펩타이드 신약은 약물이 표적에 오래 작용해 부작용을 일으키는 치료제도 대체할 수 있다.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카리스1000’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암세포 전이를 촉진하는 물질인 TGF-베타에 붙어 기능을 막는다. 그는 “TGF-베타를 지나치게 오래 억제하면 강한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카리스1000은 TGF-베타를 억제한 뒤 빨리 사라져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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